![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2/12/20250212133713561153.jpg)
딥시크 쇼크에 직면한 미국 빅테크가 인공지능(AI) 서비스 운영비를 절감하기 위해 한국 AI 반도체(칩) 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의 우수한 AI칩 설계 기술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에서 K-AI칩 팹리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엔비디아가 주도하던 AI칩 시장에서 한국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1일(현지시간) 포브스는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메타가 한국 AI칩 팹리스인 퓨리오사AI를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르면 이달 중 인수 작업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퓨리오사AI는 비싼 엔비디아 AI학습·추론칩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고성능 AI추론칩을 설계하는 기업이다. 삼성전자·AMD에서 GPU(그래픽처리장치) 엔지니어로 근무했던 백준호 대표가 지난 2017년 창업했다. 네이버, DSC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17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6800억원 수준 몸값을 인정받았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메타는 지난해 8월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핫칩스 2024' 행사에서 퓨리오사AI의 신형 AI추론칩 '레니게이드'를 처음 접하고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 AI칩이 아닌데도 메타의 언어모델인 '라마3'를 효과적으로 추론(실행)하는 게 계기가 되어 양사 AI칩 구매 협상으로 이어졌다.
이어 딥시크 쇼크로 인해 AI 운영비를 절감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메타가 브로드컴과 협력해 자체 개발하던 AI칩 진행도가 지지부진하면서 AI칩 구매 협상은 회사 인수합병 협상으로 자연스럽게 전환됐다는 게 IB업계 후문이다.
퓨리오사AI도 지속적인 AI칩 연구개발과 안정적인 AI칩 수요처 확보를 위해 기업 공개(IPO)에서 이스라엘식 빅테크-스타트업 인수합병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퓨리오사AI 관계자는 "현재는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조만간 공식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종호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이번 인수 협상 소식에 관해 "한국 NPU(AI 반도체) 기업이 크게 성장하기를 기대했던 입장에서 아쉬움도 조금 있지만, 빅테크로부터 한국 반도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AI 기술은 모든 영역에 파급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기술인 만큼 (이번 인수합병을 계기로) 시기를 놓치지 말고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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