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도 12·3 비상계엄 여파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 고물가·고환율 등으로 인해 우리 경제의 하방 압력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한국전력공사의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용 전력 사용량은 28만6212GWh(기가와트시)로 1년 전보다 1.5% 줄었다.
연간 산업용 전력 사용량은 지난 2023년부터 감소세로 전환했다. 2023년 산업용 전력 사용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9% 줄어든 29만555GWh로 집계됐다.
실제로 지난해 산업용 전력 중 제조업에 투입된 전력 규모는 25만6532GWh로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2023년 역시 2.1% 줄었다.
월간 제조업 전력 판매량을 봐도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월별 제조업 전력 사용량은 지난 3월(0.2%)과 8월(0%), 10월(2.7%)을 제외하고 전년 동월 대비 줄곧 줄어들었다. 특히 지난해 11월 감소폭은 4.7%로 2023년 7월(-4.5%)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산업 분류별로 보면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통신이 455만1637MWh(메가와트시)로 전년 동월(475만3431MWh)보다 4.25% 줄었다. 같은 기간 철강 등이 포함된 1차 금속 산업은 251만6180MWh로 3.8% 급감했다. 비금속도 8.6% 줄어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산업용 전력 사용량은 경기 선행 지표 역할을 하는 만큼 올해도 국내 제조업의 불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수출 증가율이 통상 환경 악화로 지난해 6.9%에서 올해 1.8% 증가에 그칠 것으로 봤다. 이는 종전 전망치보다 0.4%포인트 내린 것이다.
설상가상 미국이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자동차·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제조업 중심 수출국인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산업용 전력 사용량이 큰 폭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트럼프발(發)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제조업 반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산업용 전력 사용량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 산업용 전기 요금을 올린 영향도 있겠지만 '제조업 코리아'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며 "트럼프 출범 등 대내외적 악재가 도사리고 있는 가운데 제조업을 회복하는 데 산업 재편성 등 대응책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