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하이트진로, 베트남 소주공장 발판으로 세계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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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준 호찌민(베트남) 통신원
입력 2025-02-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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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 발판 삼아 동남아 전역으로 한국 소주 확

하이트진로의 베트남 타이빈성 소주 공장 기공식 사진베트남통신사
하이트진로의 베트남 타이빈성 소주 공장 착공식 [사진=베트남통신사]

하이트진로가 지난 5일 베트남 타이빈성 리엔하타이 산업단지에서 소주 공장 착공식을 개최했다. 이는 하이트진로의 첫 번째 해외 프로젝트로, 총 투자액은 1억 달러(약 1440억원)에 달한다. 특히 이번 공장은 하이트진로가 창립 100주년을 맞이해 개시한 기념비적 프로젝트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증류주라는 타이틀을 지켜 온 진로와 한국 소주의 세계화에 큰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베트남 공장 기공식에서 발표 중인 하이트진로 김인규 사장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 공장 기공식에서 발표 중인 하이트진로 김인규 대표 [사진=베트남통신사]
 
100년을 맞은 하이트진로, 이제는 세계로 

하이트진로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두 주류기업인 진로(1924년 설립)와 하이트맥주(1933년 설립)가 2005년 합병해 탄생했다. 이후 하이트진로는 현재까지 62개 지점과 6개 자회사 및 6개 해외 법인을 갖추며 한국 주류 산업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증류주 브랜드'로서의 지위를 유지해 온 것이다. 한국의 문화적 영향으로 인해 전통적인 진로소주와 과일소주가 점점 인기를 얻었고, 그 결과 소주 수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하이트진로의 소주 수출량은 2023년에 1억 달러를 넘어섰고, 2030년까지 해외 매출 5000억원을 목표로 '소주 글로벌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베트남 소주공장은 하이트진로의 역사와 미래에 있어 중요 역할을 차지한다. 축구장 11개 크기의 부지에 들어서는 이 공장은 2026~27년까지 주요 부분을 완료할 예정으로, 1단계에서는 연간 약 7000만 리터의 소주 생산을 목표로 한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착공식에서 "베트남 공장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시장 확대의 교두보이자 글로벌 종합 주류 회사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으로 전 세계에 ‘진로의 대중화’를 달성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하이트진로는 베트남 공장에 현대기술을 적용하고, 에너지 절감과 폐쇄형 폐수처리에 집중하는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베트남 타이빈성 리엔하타이 산업단지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 타이빈성 리엔하타이 산업단지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이 하이트진로의 '전초기지'가 된 이유는?

한국과 베트남은 지난 2022년 동맹을 제외한 최고 단계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외교 관계를 격상했고, 지금까지 많은 한국 대기업들이 베트남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음료 산업에 있어서도 베트남 시장은 중요한 시장이다. 1억명에 달하는 인구와 풍부한 노동 인구 및 노동 소득 증가 등의 요인이 맞물려 주류 수요가 매우 높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소주는 맛이 가볍고 젊은 층 취향에 맞으며, 한류문화 이미지와 연계돼 베트남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이트진로 공장이 위치한 타이빈성은 북부 해안 지역인 하이퐁 항구 근처에 있다. 이는 수도 하노이에 근접해 있어 원자재 및 제품 운송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타이빈성은 베트남의 17개 경제특구 중 하나이며, FDI(외국인직접투자)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이번 공장의 토지 임대 기간은 50년이며, 장기간 토지세와 법인세 면제 혜택이 제공된다. 베트남 정부는 소주공장이 조기에 가동될 수 있도록 '개방적' 투자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인프라와 비용 요소 외에도 베트남을 동남아시아 전역에 소주를 수출하는 목표의 ‘전초기지’로 보고 있다. 동남아는 인구가 총 7억명에 달하고, 구매력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하이트진로는 베트남 공장을 기반으로 동남아 시장에 대한 물류 지원, 공급 강화, 납기 단축, 경쟁력 있는 가격 등의 이점을 챙길 수 있다. 더불어 해외 생산기지는 하이트진로가 세계 소비자들에게 장기적 약속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베트남에 공장을 짓기로 한 결정은 하이트진로가 지리적 장벽을 넘어 소주를 더 널리 퍼뜨리는 데 든든한 토대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타이빈성 역시 하이트진로 공장이 더 많은 한국 투자자를 유치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리엔하타이 산업단지는 총 2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유치했고, 하이트진로는 타이빈성의 기업 친화적 이미지를 높이는 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 
 
2024년 하이트진로 장학금을 받는 베트남 학생들 사진베트남통신사
2024년 하이트진로 장학금을 받는 베트남 학생들 [사진=베트남통신사]
 
사회적 책임과 장기적 약속

주류 기업인 하이트진로는 사업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공헌활동(CSR)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한국에서는 지역 사회 지원, 장학금 후원, 외딴 지역 개발에 기여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해외로 사업을 확장하면서도 이 같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철학을 고수하고 있다.

일례로 하이트진로베트남장학재단은 이미 2017년부터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많은 장학금을 수여해 왔다. 작년에는 하노이국립 외국어대학과 하노이대학의 우수 학생 20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장학금 수여식에서 "하이트진로는 한국 문화를 홍보하고 두 나라의 우정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젊은 인재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하이트진로의 베트남 공장이 문을 열면 지속 가능한 동반자 관계가 더욱 확고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CSR활동 모델로서 하이트진로가 지역 사회에 빠르게 적응하고 지지를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베트남 소비자들은 자국 내 소주 생산으로 인해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하이트진로의 사업기획은 외식채널에만 그치지 않고, 유통체인점과 편의점까지 타깃으로 하며, 개방적인 음식문화 트렌드와 베트남과 한국의 교류에 대비하고 있다. 
 
결론

타이빈성 소주 공장은 하이트진로가 해외 최초로 생산을 시작하는 100년 역사의 전환점을 이루는 사업이다. 하이트진로는 자사의 브랜드 강점과 베트남의 인프라, 인적자원, 우대정책을 결합해 베트남을 동남아 공략의 교두보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타이빈성 역시 하이트진로라는 한국 선두 주류업체를 유치함으로써 향후 추가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이했고, 양자 모두 이익을 보는 '윈-윈'의 기반을 마련했다.

쩐꽝후이 베트남 상공부 아시아-아프리카 시장국 국장은 "하이트진로와 같은 대규모의 유명 기업이 타이빈성을 선택한 것은 베트남 투자 환경의 매력을 보여준다”며 “이는 앞으로 더 많은 FDI를 유치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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