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주력산업 쑥대밭 우려] 전기차 '헐값 판매' 경쟁에 관세폭탄까지…美 수익성 악화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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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입력 2025-02-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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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전경 사진현대차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전경 [사진=현대차]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축소·폐지를 추진하면서 미국 내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한 완성차 업체 간 리스 가격 인하와 인센티브(판매 장려금) 확대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여기에 대미 수출 자동차에 대한 25% 고율 관세 부과까지 예고돼 수익성 악화가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월 200달러 미만으로 리스 가능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신차 6종 가운데 3종이 현대차·기아 모델로 확인됐다. 니로 EV와 EV6, 아이오닉5 등이다. 2025년형 니로 EV는 24개월 동안 월 169달러에 리스할 수 있다. 2024년형 EV6는 월 179달러, 아이오닉5는 월 159달러에 리스 판매를 하고 있다. 가장 저렴한 모델은 월 139달러인 2024년형 닛산 아리야다. 

전기차 인센티브 지급 경쟁도 치열하다. 기아는 EV9에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인센티브(7500달러)를 웃도는 1만 달러 규모 캐시백을 제공한다. 지난달 8000달러보다 25% 늘었다. 아이오닉5도 인센티브를 지난해보다 5000달러 늘어난 1만6000달러 지급한다. EV6는 최대 1만 달러 할인에 돌입했다. 

경쟁 차종인 포드 F-150, 아큐라 ZDX, 도요타 bZ4X, 폴스타3, 혼다 프롤로그, 폭스바겐 ID.4 등도 공격적인 판매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대부분 월 리스 비용을 100~200달러대로 낮추고 있으며 도요타 bZ4X는 최대 1만 달러 캐시백을 제공한다. 현지 판매 순위 2위인 테슬라 모델3는 내연기관 경쟁 모델인 혼다 시빅보다 판매가가 2700만원 높지만 월 리스 가격은 시빅보다 10% 이상 낮게 책정했다. 

미국 전기차 시장 내 출혈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자동차 고율 관세 악재까지 더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4월 2일부터 미국으로 수출되는 차량에 25%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했다. IRA 보조금 외에 추가 비용을 들여 전기차를 팔고 있는 상황에서 관세 부담까지 떠안게 된 것이다. 

수출 단가 2만 달러인 차량 1대를 미국으로 수출할 때 운송료, 대당 보험료, 딜러·법인 마진, 마케팅 비용 등이 소요된다. 여기에 25% 관세까지 붙으면 현지 도착 가격은 5000~1만 달러 이상 오를 수 있다. 소비자 판매 가격은 더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비슷한 상황에 놓인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생존을 위한 마케팅 강화에 나설 공산이 크다.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미국 판매량은 170만8293대로 국내 판매량(124만5020대)을 웃도는 최대 시장이다.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고 지켜내야 할 시장이다. 

현대차그룹은 고부가가치 차량 중심으로 현지 생산 체제 구축을 서두르는 동시에 인센티브 정책을 적극 활용하는 식으로 판매를 뒷받침해 미국 시장 점유율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2025년형 아이오닉5 등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SK온도 이르면 다음 달부터 현대차와 기아에 공급하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나설 예정이어서 현지 공급망 밸류체인 강화가 기대된다.

기아 EV9도 미국 웨스트포인트 공장 생산을 본격화하면 가격 경쟁력 확보에 유리해질 전망이다. 다만 기업 차원에서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산 석유와 액화가스 수입을 늘릴 테니 관세 부과를 철회해 달라는 요청은 정부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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