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껍아 두껍아 / 헌 집 줄게 / 새 집 다오 /
두껍아 두껍아 / 물 길어 오너라 / 너희 집 지어 줄게 /
두껍아 두껍아 / 너희 집에 불났다 / 쇠고랑 가지고 뚤레뚤레 오너라
오는 5월 개막하는 '2025년 베니스비엔날레 제19회 국제건축전'에서 선보일 한국관 전시 ‘두껍아 두껍아: 집의 시간’은 건립 30년을 맞은 한국관의 건립 과정을 되돌아보면서, 동시에 국가관의 지속가능성을 탐구하는 등 앞으로의 30년을 짚어보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공동 예술감독을 맡은 정다영 큐레이터는 17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시계획을 발표하면서 “전시는 건립 30년을 맞은 한국관 건축 자체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정 큐레이터는 “한국관 건립 계기와 과거를 조망하면서 미래와 지속 가능성을 말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발견한 이야기들을 베니스비엔날레 국가관 간 연대 관계를 확장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껍아 두껍아’라는 노래는 집 짓는 흙놀이를 하면서 부르는 노래로, 집의 재생과 변화로 가득한 가사가 특징”이라며 “노래 가사의 헌집과 새집의 관계는 한국관의 과거와 미래를 상징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이 노래의 가사인 ‘집에 불났다’에 주목했다. 정 큐레이터는 “‘집에 불이났다’는 위기 상황은 베니스 기후위기, 카타르관 등장 등 지정학적 변화로 야기된 비엔날레의 미래와 연결된다”라고도 짚었다.
올해는 역대 건축전 한국관 전시 중 최연소 예술감독 CAC(Curating Architecture Collective: 정다영, 김희정, 정성규)와 참여 작가 김현종(아뜰리에케이에이치제이), 박희찬(스튜디오히치), 양예나(플라스티크판타스티크), 이다미(플로라앤파우나)로 구성된다.
이번 전시는 주변 자연에도 주목한다. 여타 국가관이 외부세계와 단절된 ‘화이트 큐브’인 것과 달리 한국관은 외부 세계와 연결된 '주택 거실'과도 같은 독특한 형상이다. 이에 착안해 전시는 나무, 땅, 바다로 둘러싸인 (국가관이 위치한) 자르디니 공원 일대의 공통 유산들을 환기하며, 상호 돌봄적 관계에 대한 다층적 서사로 확증한다.
정 큐레이터는 “한국관은 전시관 외부와도 관계를 맺는다”며 “땅에도 작업을 설치하고, 옥상을 포함해 건축 전 영역에 작업을 배치해서 주변과의 관계, 자르디니 공간과의 연결성을 보여주는 시각적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타르관 설립 등 지정학적 변화에서 마지막 국가관이었던 한국관은 또 다른 변화와 태도를 취해야 할 입장이 됐다. 탈국가적 시도를 통해서 국가관 관계가 재구성되는 실정"이라며 "지난 30년간 한국관이 마지막 국가관이었다면, 앞으로 30년은 국가관 너무 새로운 국가관의 의미를 짚길 바라는 게 우리의 입장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한국관 전시 및 특별 건축 포럼을 위해서 이케아 코리아, 삼성문화재단, 주성디자인랩, 정림건축문화재단, 피앤앨/김석우,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 간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공간종합 건축사사무소, 더시스템랩건축사사무소, 두오모, 주식회사 제이아키브, LG 올레드 AI 등이 후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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