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BYD)가 2023년에 발표한 멕시코 자동차 공장 건설이 중국 당국의 승인이 늦어지면서 차질을 빚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BYD의 첨단 자율주행 기술이 미국에 유출될 것을 우려해 멕시코 공장 승인을 주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BYD는 2023년 멕시코, 브라질, 헝가리, 인도네시아 등에서 자동차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멕시코 공장의 경우 1만명을 고용해 연간 15만 대를 생산할 계획이었다.
한 소식통은 멕시코에 공장을 세울 경우 BYD의 첨단 기술과 노하우가 이 지역에 무제한으로 노출될 수 있고 미국과도 가까워 미국에 유출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상무부의 가장 큰 걱정은 멕시코와 미국의 근접성"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BYD는 지난 18일 5분 만에 400㎞ 주행이 가능한 초고속 배터리 충전 기술을 공개하는 등 기존 가지고 있던 가격 경쟁력과 핵심 전기차 기술을 활용해 경쟁사들과 격차를 벌리고 있다.
지정학적 역학관계가 급변하면서 멕시코 정부가 BYD 공장 건설에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걸림돌 중 하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멕시코에도 관세를 부과하며 멕시코의 수출과 일자리를 위협했고, 멕시코 정부는 미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수입품에도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과 무역 전쟁을 시작했고 중국도 미국의 농업 부문을 겨냥해 약 220억 달러(약 31조9500억원)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며 보복에 나섰다.
미국 정부는 멕시코가 중국산 제품을 미국에 무관세로 들어오게 하는 '뒷문' 역할을 한다며 비난한 바 있다. 이에 대응해 멕시코 정부는 중국산 섬유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도 시작했다.
한 소식통은 "멕시코의 새 정부는 중국 기업에 적대적인 태도를 취해 BYD의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고 짚었다.
미국 컨설팅업체 로디움 그룹의 그레고르 세바스찬 수석 애널리스트는 "멕시코 정부는 분명히 (중국으로부터) 투자받기를 원하지만, 미국과의 무역 관계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재 BYD가 멕시코에서 생산 시설 건설을 서두르는 것은 사업적으로 합리적이지 않다"며 "자동차 공급망이 부족하기 때문에 BYD는 중국에서 수많은 부품을 수입해야 하며, 이에 따라 더 높은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텔라 리 BYD 수석 부사장은 "멕시코 공장에 대해 결정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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