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료는 저렴하지만 비급여 보장이 대폭 축소되는 '5세대 실손보험'이 공개되자 금융 소비자들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특히 당국이 기존 비급여 치료가 대부분 보장되는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들에게 '재매입' 옵션을 제시하며 어느 쪽이 이득인지 따져보는 가입자가 많아졌습니다.
금융당국은 올해 말 출시되는 5세대 실손보험의 뼈대를 지난 1일 공개했습니다. 과도한 의료쇼핑으로 인한 보험금 누수를 막기 위해 '비급여 관리 체계'를 새로 도입하고, 이를 다시 중증과 비중증으로 나눠 보장을 합리화한다는 게 골자입니다. 일부 비양심적인 소비자와 의료진이 불필요한 진료로 높아진 손해율은 결국 다시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당국은 이런 소비자 피해를 막고 의료체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보편적 의료비와 중증 치료 중심으로 적정한 보상'을 기준으로 5세대 실손보험을 마련한 것입니다.
우선 치료비가 꼭 필요한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입원 환자의 경우 기존과 동일하게 연간 5000만원 보상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암, 뇌혈관·심장질환, 희귀난치성질환, 중증 화상·외상 등 건강보험 산정특례 대상 질환이 있으면 500만원의 자기부담 한도도 신설했습니다. 상급종합병원에 입원하는 경우 500만원만 내면 환자가 더 내야 하는 돈은 없다는 말입니다. 임신과 출산에 대한 급여 치료도 보장 대상이 됐습니다.
보험금이 제대로 쓰이게 하겠다는 게 당국의 의도라지만, 높은 보상 체계에 익숙했던 소비자들은 어딘가 손해보는 것 같다는 반응입니다. 그동안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던 도수치료, 무릎주사는 아예 보장 대상에서 제외됐고 비급여 치료 시 본인 부담률이 최대 95%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비중증 환자가 받는 보상한도는 연간 5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줄고, 통원치료도 회당 20만원에서 일당 20만원으로 제한됩니다.
![[사진=아주경제 DB]](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4/02/20250402163159370001.jpg)
그렇다면 어떤 경우 5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하면 좋을까요. 현재 치료를 진행하고 있는 소비자는 5세대 전환을 권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보장 범위가 적기 때문입니다.
반면 지금 당장 실손보험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보유한 실손보험의 가입 시기를 확인하는 게 먼저입니다. 같은 2세대 실손보험이라도 2013년 1월 이후 상품은 15년마다 '보장내용 변경 주기'가 도래합니다. 늦어도 2028년에는 5세대 실손보험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어차피 5세대로 바뀐다면 당장 보상이 급하지 않은 젊은 층일 경우, 비싼 보험료를 부담하면서 2세대 실손을 유지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금융당국이 추정한 40대 남성 기준 상품별 보험료는 △1세대 5만4000원 △2세대 3만4000원 △3세대 2만3000원 △4세대 1만5000원입니다. 5세대(특약 1개 선택 시)가 1만원 이하로 책정된다고 가정하면 2세대보다 월 2만원 이상 저렴한 셈입니다. 다만 앞으로 발표될 상품별 재매입 조건을 잘 따져 봐야 합니다.
2013년 1월 이전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들은 보장 내용 변경이 없기 때문에 원한다면 5세대로 전환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지금처럼 보험금 누수가 계속된다면 60세 이후 보험료가 월 10만원을 훌쩍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특히 60세 이후엔 은퇴하는 가입자가 대부분인 것을 고려하면 개별적으로 지출 가능 범위를 잘 가늠하는 게 중요합니다.
보험업계는 5세대 실손보험 개편안에 포함된 비급여 관리 방안이 제대로 작용한다면 이번에야말로 비정상적인 의료체계를 뿌리 뽑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보험금 누수에 대한 문제 의식 있었지만, 비급여 진료에 직접적인 규제를 가하는 건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은 1600만건에 달하는 실손보험 초기 가입자를 5세대로 전환하기 위한 재매입 방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올해 말 발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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