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발 관세폭탄으로 미국 수출에 속도를 내던 화장품·식품업계와 중소기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라면·냉동김밥 등의 인기로 지난해 대미 농식품 수출액은 총 15억9000만 달러로 21% 증가하며 수출국 중 1위를 차지했다. K-뷰티의 2024년 대미 수출액은 19억 달러로 1년 전보다 57%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전체 수출액도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1분기에도 대미 수출액은 1년 전보다 14% 늘었다.
하지만 상호관세로 수출 호조세를 이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 시장 공략에 주효했던 가격 경쟁력이 하락해서다. '불닭볶음면'으로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킨 삼양식품, 양대 화장품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은 미국에 생산시설이 없어 상호관세를 그대로 적용받는다. 그나마 식품업체인 CJ제일제당·농심, 화장품업체인 한국콜마·코스맥스 등은 현지 공장이 있어 타격을 피해 갈 전망이다.
다만 상호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폭이 크지 않아 소비자 외면으로 이어지지 않을 거란 분석도 있다.
중소기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가 공동으로 벌인 긴급 설문조사에서 수출 중소기업 42.8%가 "관세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이 있다"고 답했다.
실제 지난달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이은 상호관세 강행으로 예정된 수출 물량을 납품하지 못하거나 무기한 연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중기부에 신고된 사례를 보면 경기도에 위치한 A사는 매년 70만 달러 규모의 산업용 펌프를 수출하고 있으나, 올해는 납품 물량을 수주하지 못했다. 충남에 있는 B사는 국내 대기업의 멕시코 현지 법인에 반도체 제조장비를 납품하기로 했지만 출하가 무기한 지연 중이다.
수출 중소기업 대표들은 이날 중기부와 관세청이 공동으로 연 '수출 중소기업 현장간담회'에서 관련 지원책 확대를 요구했다.
중기부는 290억원 규모의 '수출 바로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했다. 대체시장 발굴과 공급망 확보 등 수출 중소기업의 관세 대응에 특화한 사업이다. 지방 중기청과 전국 본부세관을 연결해 원산지 증명·품목분류 등 필요한 관세 정보도 제공할 계획이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관세 대응 긴급 지원사업인 수출 바로 프로그램이 수출 현장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내실을 다져 신속하게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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