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 달째 '경기 하방' 경고한 KDI…"美 관세 인상으로 수출 여건 악화"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성서 기자
입력 2025-04-07 12: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4월 경제동향 "수요 증가세 축소로 생산 둔화"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넉 달 연속 경기 하방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KDI는 7일 4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대외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며 경기 하방 압력이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대내외 수요 증가세가 축소됨에 따라 생산이 둔화되고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국제 통상 여건이 악화되면서 수출 하방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KDI가 경기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평가한 것은 올해 1월 이후 4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영향에 지난달까지 등장했던 '정국 불안' 언급은 없어졌다. 하지만 미국의 관세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수출 여건 악화 우려는 심화되고 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내수도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고 이와 관련된 여건이 안 좋아지는 점도 반영했다"며 "정국 불안은 약해지고 있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높았던 정보통신기술(ICT) 수출 증가세가 경기 악화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수출 하방 압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3월 수출이 1~2월 둔화흐름을 일부 완화했지만 1분기 총 수출액은 감소하면서 수출 증가세 둔화 흐름을 시사하고 있다. 

조업일수 확대에 전산업생산은 증가했지만 생산 증가세 둔화 흐름은 이어지는 모양새다. 조업일수 영향이 보정된 계절조정 지수를 살펴보면 전년 대비 건설업(-21.7%) 생산이 급감했고 광공업(1.0%), 서비스업(0.1%) 생산도 낮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 등 대외 여건이 악화되면서 수출 기업 중심으로 기업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조정되는 가운데 국제 통상 여건이 악화되면서 여타 품목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KDI는 "4월 들어 미국의 관세 인상이 본격화됨에 따라 수출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는 모습"이라며 "미국의 관세 인상이 본격화됨에 따라 기업심리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소비 부진도 지속되는 모양새다. 개별소비세 인하에 따라 승용차 소비는 늘었지만 전체 소매판매는 감소세를 지속하면서 상품소비 부진을 나타냈다. 특히 설 명절 이동 영향을 뺀 1~2월 평균 소매판매는 1.1% 감소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93.4)는 지난해 말 극심한 위축에서는 벗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기준치인 100을 밑도는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는 있다. 반도체제조용장비뿐만 아니라 기계류, 정밀기기 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선행 지표인 3월 반도체제조용장비 수입액도 2월 85.1% 증가하면서 설비투자의 양호한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미국의 관세 인상 등 수출 여건이 악화하면서 향후 설비투자가 제약될 가능성이 높다.

건설투자 역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2월 건설기성(-21.0%)은 1월에 이어 큰 폭으로 위축됐다. 다만 선행지표의 개선세가 향후 점진적으로 반영돼 건설투자 여건이 다소 개선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경기의 후행 지표로 꼽히는 고용지표도 둔화하고 있다. 건설업과 제조업 고용이 감소한 가운데 모든 연령대에서 실업률이 상승하면서다. 특히 고용률 상승세도 완만해지는 모양새를 나타내고 있다.

3월 소비자물가는 수요 압력이 낮게 유지되고 있지만 공공서비스 가격 상승으로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근원물가(1.9%)는 전월(1.8%)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지만 대학교 등록금 인상 영향에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KDI는 "높은 환율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향후 소비자물가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