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세전쟁 준비 태세 돌입 패권과 타협은 없다

트럼프 50% 관세 위협에 "끝까지 맞설 것"
美 잘못에 맞서는 '국제무역 수호자' 여론전
농산품 관세 인상 등 6가지 반격 예고
習 '내수진작' 총력전 예고
전문가 "강력한 경기부양책" 강조

중국 산둥성 빈저우의 한 가공육 공장 중국 관영매체는 8일 미국의 고율관세에 대한 반격 조치로 미국산 사진AFP연합뉴스 — 중국 산둥성 빈저우의 한 가금육 공장. 중국 관영매체 산하 소셜미디어 계정 '뉴탄친'은 8일 미국의 고율관세에 대한 반격 조치로 미국산 가금육 수입을 금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AFP·연합뉴스]

"미국이 고집대로 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끝까지 맞설 것이다.”

중국 상무부가 8일 미국이 전날 중국에 대해 추가로 50% 관세를 부과한다고 위협한 것에 대해 내놓은 입장이다. 중국은 이날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 단호히 반격해 끝까지 상대할 것이란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며 대대적인 반격 조치도 예고했다. 트럼프발(發) 관세가 중국 경제에 미칠 충격을 우려해 중국 정부는 강력한 경기부양책도 준비하며 사실상 미국과의 관세 전쟁 준비 태세에 돌입한 모습이다.

中, 美 잘못에 맞서는 '국제무역 수호자' 여론전

중국 상무부는 이날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발표해 미국의 관세 위협을 '일방적 괴롭힘', '거듭 잘못을 저지르는 행위', '잘못된 관행'이라고 표현하며 "단호히 반격할 것"이라는 의지를 내비쳤다.

또 중국이 앞서 취한 미국의 관세 폭탄에 대한 반격 조치는 "자국의 주권과 안전, 발전 이익을 수호하고 정상적인 국제 무역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완전히 정당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고집대로 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끝까지 맞서 싸울 것(奉陪到底·봉배도저)'"이라고도 경고했다.

중국이 전 세계 경제무역 질서를 파괴하는 미국의 불공정한 관세에 단호히 맞서는 국제 무역 수호자 이미지로 '여론전'을 펼치는 모습이다.

이날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도 사평을 통해 "관세 협박으로는 중국을 겁줄 수 없고, 정의를 흔들 수는 더더욱 없다"며 "압박과 위협은 중국과 교류하는 올바른 방식이 아니다"라고 했다.

사평은 "압력과 위협 앞에서 결코 굴복하지 않는 게 중국인의 민족적 성격"이라며 "절대 패권과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중국이 미국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앞장서서 단호히 반격한 것은 자국의 이익을 수호할 뿐만 아니라 공정하고 자유로운 세계 무역 체계를 적극 수호하는 것"이라고 정당성도 부여했다.

미국의 고율 관세가 단기적으로 중국 경제에 충격을 줄 수밖에 없음에도 중국이 결국엔 (단호한 반격이라는) "어렵지만 올바른 결정"을 내린 자신감의 배경에는 "중국의 경제력과 경제 세계화의 혜택, 미·중 간 경제 무역협력의 깊이와 넓이가 자리 잡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6가지 반격도 준비···習 '내수진작' 총력 예고

중국은 이날 구체적인 반격 조치도 예고했다. 중국 관영 통신 신화통신은 8일 소셜미디어 계정 ‘뉴탄친’에 구체적인 대미 관세 반격 조치와 관련해 "중국은 최소 여섯 가지 초식(招式, 필살기)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미국산 대두(콩)와 수수 등 농산품 관세 대폭 인상 △미국산 가금육 수입 금지 △미·중 간 펜타닐 협력 잠정 중단 △미국 회사의 중국 내 조달 참여나 법률자문 등 서비스 방면에서 협력 제한 △미국산 영화 수입 금지 △미국기업의 중국 내 지식재산권 독점이익 조사 등이 그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강대강’으로 대치하는 가운데,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도 희박해졌다. 우신보 상하이 푸단대 미국 연구중심 주임은 블룸버그에 "베이징은 협상 테이블에 앉기 위해 반드시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이 먼저 싸움을 걸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이 뺨을 맞자마자 바로 먼저 전화를 걸어 용서를 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미·중 간 정상이 당분간 소통을 하는 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과 끝까지 맞서기로 한 만큼 중국은 미국과의 관세 전쟁이 한층 더 고조될 것에 대비해 내수를 진작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지난 주말 청명절 연휴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책 결정자들이 주말에 소비 촉진을 위한 경기부양책을 가속화할 계획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국영중앙(CC)TV는 전날 저녁 7시 메인뉴스 헤드라인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소비 촉진 발언을 전하며 대대적인 내수 진작 조치를 예고했다. CCTV는 “시진핑 주석이 소비 능력을 강화하고 소비 환경을 개선하며 소비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해야 한다며 소비를 크게 촉진하고 투자 효율성을 높여 국내 수요를 전방위적으로 확대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미국 모건스탠리 중국 수석이코노미스트 싱쯔창(邢自強)은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을 통해 "(관세전쟁에서) 경제력이 강한 쪽이 결국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관세 충격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과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발발 초기와 비슷하다"며 "2020년과 2008년때와 유사한 강력한 거시경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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