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 관세폭탄 맞은 중국…위안화 절하로 '대응'

  • 트럼프 관세 충격…위안화 역외환율 역대 최저

  • 기준환율 5거래일 상승…7.2위안 마지노선 돌파

  • 中 '위안화 절하 용인'에 트럼프 '환율조작' 비판

  • 中, 10일부터 34% '맞불 관세'…추가보복 시사도

  • 中 관변논객 "마지막에 누가 웃는지 보자"

중국 위안화 절하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위안화 절하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발(發) '84%' 상호관세 발효로 미·중 간 관세전쟁이 격화하면서 중국 위안화 가치도 역대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중국이 미국 관세 충격에 맞서 위안화의 점진적 절하를 용인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맹비판했다.
 
트럼프 관세 충격…위안화 역외환율 역대 최고

9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달러·위안화 기준 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04% 올린(위안화 가치 하락) 7.2066위안으로 고시했다. 미·중 관세전쟁 고조로 위안화가 5거래일 연속 절하 행진을 이어가며 약 1년 반 만에 '심리적 마지노선'인 7.2위안대도 뚫린 상태다.

특히 전날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84%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화 환율은 장중 1% 넘게 올라 7.4290위안까지 치솟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위안화 가치가 2010년 역외 위안화 시장 창설 이래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고한 대로 미국은 이날 0시 1분(미 동부 현지시간, 한국시간 9일 오후 1시 1분) 중국에 대해 84%의 상호관세 조치를 발효했다. 앞서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물린 '10+10%' 관세까지 더하면 트럼프 행정부 들어 중국산 제품에 매기는 추가 관세율은 총 104%에 달하게 됐다.

시장은 미·중 관세전쟁이 거세지면서 인민은행이 사실상 위안화 절하를 용인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면 중국의 수출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모건 스탠리는 트럼프 행정부 1기 미·중이 1차 무역전쟁을 벌였던 2018~2019년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11.5% 떨어뜨려 관세 인상의 3분의2를 상쇄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의 위안화 절하 행보를 겨냥해 "중국이 미국의 관세 효과를 상쇄하려고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다만 위안화의 급격한 약세는 자본 유출 등 중국 경제에도 충격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향후 위안화 절하는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게 시장의 관측이다. 아루프 채터지 뉴욕 웰스파고 거시전략 및 신흥시장 부문 전무 이사는 블룸버그에 "위안화는 당국의 관리 아래 점진적이고 지속적으로 절하될 것"이라며 향후 달러당 7.5위안 이상으로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中 관변논객 "마지막에 누가 웃는지 보자"

한편 중국은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84% 상호관세를 부과한 데 맞서 오는 10일 낮 12시 1분(한국시간 10일 오후 1시 1분)을 기점으로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34% 추가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아울러 중국은 앞서 관영매체를 통해 농산품 관세 대폭 인상, 미국산 가금육 수입 금지, 미국산 영화 수입 금지 등 보복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시사했다.

미국이 연일 관세 폭탄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중국은 관영매체를 동원해 끝까지 미국과 맞서 싸울 것이라는 입장도 거듭 밝히고 있다.
 
중국 관영 CCTV 소셜미디어 계정 위위안탄톈은 9일 소식통을 인용해 "협상의 대문을 닫지 않았으나 (대화는) 결코 이 같은 방식이 아니다"라며 "중국은 세계 최대 무역체로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물러서지 않으며 스스로 다자간 무역 체제를 유지하려는 확고한 결의를 보여주고 있다"며 "이는 중국의 대국 책임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위위안탄톈은 "관세전쟁은 곧 발전 전쟁으로, 발전은 미국의 특허가 아니라 세계 각국의 보편적 권리"라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발전 권리를 지키고 경제가 계속 안정되고 나아가도록 지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대표적 관변논객인 환구시보 전 편집장인 후시진도 이날 중국 소셜미디어인 웨이보에 글을 올려 “트럼프 행정부가 마치 자신을 전 세계의 '중앙 정부'처럼 여기고 있다"며 "모든 국가로부터 세금을 징수하고 사리를 추구하며 전 세계가 함께 미국의 재정을 지원하도록 시도하고 있다”고 맹비판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가 신속한 승리를 갈망하고 있지만, 중국은 트럼프 관세에 대응할 충분한 시간과 자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갈수록 중국의 강점이 확연히 드러나고 중국의 회복력이 결코 미국과 비교할 수 없음을 알게 될 것"이라며 "마지막에 과연 누가 웃는지 보자"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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