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파리회담, 성과 대신 '안정' 초점…이란 문제 변수로

  • '건설적' 평가…미중 관계 긍정적 신호

  • 美 301조 조사 이견에도 협상 지속하기로

  • "더 나은 협상 위해" 미중 회담 연기 가능성

  • 트럼프, 호르무즈 해협 치안 유지 협조에

  • 中, 유엔 통한 국제적 정당성 확보시 협력할수도

15일현지시각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대표인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왼쪽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협상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15일(현지시각)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대표인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왼쪽)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협상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미국과 중국이 16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이틀간 진행한 6차 고위급 무역 협상을 "건설적인 회담"으로 평가했다.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 이란 전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연기설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양국이 관계 관리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번 회담은 당초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사전 조율 성격이 강했지만, 양측은 획기적인 합의 도출보다는 갈등을 관리하고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는 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둘째 날 회담에서는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으며, 대표단 규모도 첫날보다 축소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6일 보도했다.
美 301조 조사 등 이견에도...미중 관계 긍정적 신호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청강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회담 종료 후 "양국이 심도 있고 솔직하며 건설적인 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관세 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양국 간 무역 투자 협력 증진을 위한 실무 메커니즘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측은 앞으로도 협상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센트 장관도 이날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이 "매우 좋았다"며 "며칠 내 성명을 발표해 양국 간 안정적 관계를 재확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측에 따르면 이번 협상은 중국의 미국산 제품 구매 확대를 통한 무역 불균형 완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로이터는 중국이 대두뿐만 아니라 가금류·소고기 등 농산품과 석탄·석유·천연가스, 보잉 항공기 등의 구매 확대 의향을 밝혔다고 전했다. 양국은 무역·투자위원회 설립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법 301조 조사를 동원해 각국 불공정 무역 관행을 밝히겠다고 발표한 이후 처음 열린 양국 간 회담으로, 이를 놓고 양측 간 이견도 노출됐다.

리 부부장은 "미국의 301조 조사 개시에 대해 엄숙한 교섭(외교 경로를 통한 항의를 의미)을 제기하며 엄정한 우려를 표명했다"며 "중국의 정당한 권익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리밍장 싱가포르 난양공대 교수는 연합조보에 "미국의 301조 조사가 미중 무역관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특히 과잉 생산을 이유로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경우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더 나은 협상 위해" 미중 회담 연기 가능성..이란 문제는 '변수'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양국이 이번 협상을 통해 경제 관계의 안정적 관리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가오링윈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를 통해 "이번 회담이 불확실성이 커지는 세계 경제에 필요한 안정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예측 가능한 미·중 경제 관계는 양국뿐 아니라 세계에도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미·중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도 오히려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 측에 방중 일정을 늦춰달라고 요청했으며, 이는 호르무즈 해협 치안 유지나 무역 갈등보다는 이란 전쟁 대응에 집중하기 위함이라고 베센트 장관은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준비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도록 4월 말 방중을 제안했었다"며 "방중 연기는 대만을 포함한 안보·외교 현안에 대한 더 많은 논의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의 크레이그 싱글턴 선임 연구원은 SCMP에 "정상회담은 미중 양국 모두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며 "회담 연기 가능성은 실패 신호가 아니라 협상 공간을 넓히기 위한 조치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향후 변수로는 이란 전쟁이 꼽힌다. 특히 미국이 세계 최대 걸프만산 원유 수입국인 중국에 호르무즈 해협 안보 협력을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는 미·중 관계에 새로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SCMP는 "중국이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망에 대한 경제적 의존과 '내정 불간섭'이라는 외교 원칙 사이에서 선택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그동안 이란 문제에 대해 군사적 해법에 반대하며 외교적 해결을 강조해 왔다. 이 때문에 미국 주도의 군사 행동에 휘말리지 않으면서도 어느 정도까지, 어느 조건으로 협조할지가 핵심 변수로 떠오른다.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선딩리는 SCMP에 "중국의 중동 군사 개입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다자간 해양 안보 작전 승인 등 '적절하고 합법적인 명분'이 확보된 경우에만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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