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용인 백암면에 있는 한진의 백암 B2B 허브터미널 내부 전경 [사진=한진]
CJ대한통운이 올해 초 주 7일 배송을 도입하며 고객사를 확대하자 한진도 휴일 배송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과거 한진은 CJ대한통운과 '투톱'을 이뤘으며 현재는 몇 계단 내려온 상황. 그렇다 보니 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자구책으로 주 7일 배송을 검토하는 셈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오는 27일부터 휴일에도 배송을 하는 '주 7일 배송'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CJ대한통운이 주 7일 배송을 시작한 뒤 휴일 배송 수요가 높은 홈쇼핑, 이커머스 등 신규 고객사를 확대하자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노삼석 한진 사장은 지난해 12월 열린 한진 언박싱데이에서 주 7일 배송 도입과 관련해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도 "고객이 원하면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진이 주 7일 배송 시행을 서두르는 이유는 전체 매출에서 택배 사업 비중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진 택배사업 매출은 1조384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다시 말해 신규 고객사 확보가 실적과 직결된다는 뜻이다. 그렇다 보니 휴일에도 배송에 나서 신규 고객사 유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한진 CI [사진=한진]
특히 지난 2019년만 하더라도 국내 택배업계 2강은 CJ대한통운과 한진이었다. 하지만 쿠팡CLS가 급성장하며 한진 점유율은 당시 13.8%에서 지난해 9.7%로 뒷걸음질쳤다.
다만 주 7일 배송 전면 시행까지 과정은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 7일 배송은 휴일 근무 인력 확보가 핵심이지만, 이 부분을 두고 택배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은 "주 7일 배송은 노동시간과 수입, 구역 문제 등 택배노동자의 핵심 근로조건과 관계된 사안이라 노조와 협의해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 7일 배송을 이미 시행 중인 CJ대한통운을 예로 들며 "CJ대한통운은 지난해부터 택배노조와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며 "고작 한달의 준비기간을 두고 진행하는 한진의 주 7일 배송은 졸속 시행"이라고 했다. 이어 "협의 없이 주 7일 배송을 강행한다면 배송 전면 거부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택배노조는 한진의 주 7일 배송 반대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동시에 17일 한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한편, 한진은 주 7일 배송 시행일에 대해 확정된 것은 없다며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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