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3월 포사격 훈련 지도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군의 170㎜ 자주포들이 우크라이나 국경에 가까운 러시아 영토 내 군 기지에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북한 170㎜ 자주포들이 러시아 서부 사라토프주 이바노브스키 기지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는 미국 위성사진 제공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지난해 11월 26일 해당 기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토대로 분석했다.
이바노브스키 기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450㎞ 떨어져 있다.
사진에서는 미국 육군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북한 170㎜ 자주포 제원(길이 14.9m·폭 3.27m)과 특징이 거의 같은 자주포 2대가 확인됐다.
요미우리는 “북한제 자주포는 러시아제에 비해 포신(포의 몸통)이 길다”며 사진 속 자주포의 차체와 포신 길이를 비교한 결과를 근거로 북한제로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또 “자주포의 사정거리는 약 40∼60㎞로 추정된다”며 배치 지점이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하는 지대지 미사일 등의 사정거리 바깥에 있다는 점으로 미뤄 포병 사격훈련 등에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특히 자주포 주변에는 이동 시 생긴 바퀴 자국이 남아 있어 활발하게 운용되고 있는 정황도 엿볼 수 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러시아 군사·안보 정책을 연구하는 고이즈미 유 도쿄대 교수도 이들 자주포가 북한산일 가능성이 크다고 요미우리에 밝혔다.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 자주포가 이미 실전에 투입됐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미국의 군사전문 매체 ‘더워존’이 지난 1월 22일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기관 수장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자주포는 120대에 이른다.
미 경제지 포브스는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할 당시 자주포가 2000대였지만 지난해 12월까지 전투로 800대 이상을 잃었다고 전했다. 여기에 포신 부족 등의 이유로 수백 대가 사용 불능 상태에 빠졌다고 한다.
고이즈미 교수는 “북한은 포병도 지원하는 듯하다”며 “(북한이) 비용을 부담해 전쟁에 참전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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