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학개론] 유상증자로 시끄러운 삼성·한화…"도대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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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삼성SDI,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하 한화에어로)가 정정공시를 잇달아 내면서 투자자 사이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바로 유상증자 때문인데요. 도대체 유상증자가 뭐길래 투자자 마음 심란하게 정정공시까지 내게 된 걸까요.
 
두 기업 모두 수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는데 심사를 맡은 금융감독원의 대응도 달랐습니다. 삼성SDI의 경우 한 번의 정정신고로 통과됐지만 한화에어로는 벌써 두 번째 정정요구를 받으며 전반적인 일정이 밀렸습니다. 어떤 내용이 문제가 됐고, 왜 정정이 필요했을까요.
 
먼저 삼성SDI는 지난 3월 14일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했습니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금감원은 이를 중점심사 대상으로 지정했죠. 중점심사제도는 1000억원 이상 대형 유상증자의 경우 금감원이 자금 사용계획, 투자자 보호 장치 등을 집중 심사하는 제도로 작년에 시행됐습니다.
 
이에 삼성SDI는 같은 달 24일 정정 공시를 자발적으로 냈습니다. 자금 사용 목적을 좀 더 구체화하고, 주주소통 방안을 보완한 내용이었죠. 금감원은 이를 수용했고, 유상증자 일정은 그대로 진행됐습니다.
 
문제는 한화에어로입니다. 삼성SDI가 정정공시를 내기 나흘 전인 지난달 20일 한화에어로는 무려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습니다. 역시나 중점심사 대상이죠.
 
금감원은 일주일 뒤인 27일 “내용이 부실하다”며 정정 요구를 보냈고, 이후 한화에어로는 유상증자 규모를 2조3000억원으로 줄여 이달 8일 정정 신고서를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여기서 끝나지 않았죠. 금감원은 지난 17일 한 번 더 정정을 요구했습니다. 이유는 비슷해요. 자금 사용계획의 구체성이 떨어지고, 주주에 대한 설명도 부족했다는 것. 결국 유상증자 일정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한화에어로의 골머리를 앓게 하는 유상증자는 기업 입장에선 필수적인 자금조달 수단입니다. 하지만 투자자에겐 본인이 보유한 주식 가치가 희석될 수 있기 때문에 달갑잖죠.
 
금감원은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기업에 대해 ‘돈이 왜 필요한지’, ‘자금 용도가 정확이 뭔지’, ‘주주에 불이익은 없는지’ 꼼꼼히 살피게 됩니다. 아무리 대기업이라도 정정요구를 받으면 고쳐야죠.
 
일각에서는 삼성SDI와 한화에어로의 공시 대응방식이 결과를 가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발적으로 정정신고서를 낸 삼성SDI의 선택이 적합했다는 거죠.
 
향후 한화에어로의 유상증자가 이뤄지더라도 시장에서의 신뢰도나 투자자 반응에는 온도차가 불가피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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