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수산물 수출이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도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한국이 오징어·문어 수출의 최대 시장으로서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새우 수출에서는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최대 수입국으로 부상했다.
24일 베트남 현지 매체 카페에프(CafeF)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베트남 수산물 수출이 글로벌 경기 변동과 기술적 무역장벽 강화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흐름을 나타냈다. 특히 오징어, 문어, 새우 등 주요 수출 품목이 고른 성장세를 보였으며,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이 뚜렷한 기여를 한 것으로 분석됐다.
베트남수산물수출가공협회(VASEP)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오징어 및 문어 수출액은 총 3억3500만 달러(약 4577억 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이 중 한국은 1억2200만 달러어치를 수입하며 전체 수출의 36%를 차지, 최대 수입국 지위를 유지했다. 한국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7%의 증가율을 보였으며, 특히 손질 오징어 및 냉동 문어 제품이 현지 소비자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다른 주요 시장에서 수입이 정체되거나 감소하는 추세와 대비된다.
또한 일본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회원국으로서 수입액 8300만 달러를 기록, 전년 대비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내에서는 스시용 오징어, 튀김용 오징어, 냉동 문어 등 다양한 제품이 안정적인 수요를 보이고 있다. 태국 역시 건조 오징어 및 냉동 삶은 문어 제품 수요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37%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반면 대만, 호주, 홍콩 등 일부 시장은 수입량이 감소했으며, 이는 치열한 가격 경쟁과 강화된 무역 장벽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오징어·문어 수출업계는 여전히 수출원산지 및 식품안전 관련 기준의 비일관성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특히 ‘31호령’에 따라 원산지 증명서(C/O) 발급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많고, 미국 측의 불분명한 환적 규정과 최대 20%의 보복관세 부과 가능성은 업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VASEP은 ▲시장 다변화 ▲생산공정 표준화 ▲원재료 공급망 투명화 ▲품질관리 투자 확대 등의 전략을 제시하며, 특히 미국 및 EU 시장의 빠른 정책 변화에 대비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시장은 제품의 출처를 중시하고 수요가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베트남 수산업계에 있어 전략적 교두보로 평가된다.
오징어·문어 외에 베트남 수산 수출의 또 다른 축인 새우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다. 중국은 5억9500만 달러를 수입하며 미국을 제치고 최대 시장으로 떠올랐으며, 이는 무더운 여름철 수요 증가와 소비 회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미국 시장은 5월에 세이프가드 회피를 위한 조기 출하 영향으로 66% 급등했으나, 6월 들어 수출액이 37% 급감하며 하향세로 전환됐다.
VASEP의 김투(Kim Thu) 새우 시장 전문가는 "미국 수출은 7월에도 둔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이미 대부분의 주문이 완료된 상태"라고 전망했다. 2025년 하반기 새우 수출의 향방은 미국의 관세 정책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복관세, 반덤핑 관세, 보조금 상계관세 등 이른바 '3중관세' 리스크가 실현될 경우, 업계 전반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베트남산 메콩메기(팡가시우스) 수출은 비교적 낙관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7개 기업이 반덤핑 관세 0%를 부여받으며, 향후 별도의 관세 장벽이 없다면 수출 확대의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VASEP은 향후 수산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부가가치 제품 개발 ▲간편식 제품군 확대 ▲원산지 추적 시스템 정비 ▲전 생산·수출 사슬의 디지털 전환 ▲양식장 관리 및 원가절감 노력 등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더불어 법적·재무적 준비를 강화해 예상치 못한 글로벌 정책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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