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증시가 21일(현지시간)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거듭 금리 인하를 압박한 가운데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며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반면 안전자산 수요 증가에 급값은 랠리를 지속했고, 국제유가는 경기침체 우려 및 공급 확대 가능성에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71.87포인트(-2.48%) 떨어진 3만8170.4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4.50포인트(-2.36%) 내린 5158.2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15.55포인트(-2.55%) 내린 1만5870.90에 각각 마감했다.
미국의 관세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에 금리 인하를 거듭 압박한 점이 시장 불안을 높였다.
이날 대부분 업종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매그니피센트7’(M7)로 대변되는 대형 기술주들의 낙폭이 컸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4.5% 하락했고, 테슬라는 1분기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 5.8% 급락했다. 아마존(-3.1%), 메타(-3.4%) 등 다른 대형 기술주도 3%대 낙폭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압박은 투자자금의 미국 자산 이탈뿐만 아니라 달러화 약세로도 이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이날 장중 97.9까지 저점을 낮추며 2022년 3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 국채 시장도 흔들렸다. 보통 주가 하락 시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지면서 미 국채 금리는 내려가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에는 달러화 신뢰 약화로 미 국채 매도가 늘면서 금리는 상승했다.
가격은 주가와 동반 하락(국채금리 상승)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41%로, 직전 거래일 마감 시간인 17일 오후 2시께 대비 8bp(1bp=0.01%포인트) 올랐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 속에 달러화로 표시되는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금 현물 시세는 이날 장중 온스당 3430달러선까지 올랐고, 6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온스당 3425.3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2.9% 올라 역시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종가는 배럴당 63.08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1.60달러(2.47%) 하락했다. 관세 불확실성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지난 19일 이탈리아에서 열린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이 진전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 게 공급 확대 기대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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