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엔씨소프트, 슈팅 장르로 반전 나선다

  • 내년까지 대형 신작 5개 중 3개가 '슈팅'

  • 슈팅 시장 '선두 게임' 장악…타개 위해 '신장르 개척'

  • 과거 태도 버리고 '외부 의견' 적극 반영

엔씨소프트가 준비 중인 슈팅 신작 LLL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가 준비 중인 슈팅 신작 'LLL'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가 새로운 성공 전략 수립에 나선다. 지난해 선보인 신작 3종이 모두 흥행에 실패했고, 분기 실적마저 적자로 돌아선 만큼 더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만을 고집하긴 힘들다는 판단이다. 당장 내년까지 출시가 예정된 대형 신작 5개 중 3개를 슈팅 장르로 채웠다.
 
28일 엔씨에 따르면, 내년까지 슈팅 게임 ‘본파이어(가칭)’, ‘LLL’, ‘타임 테이커스’와 MMORPG ‘아이온2’, 서브컬처(일본 애니메이션풍) 역할수행게임(RPG) '브레이커스: 언락 더 월드' 등 5종의 대형 신작을 선보일 계획이다.
 
신작 5개 중 3개가 슈팅 장르다. 모두 AAA급(대규모 개발비를 투자해 수백만장 판매를 목표로 하는 작품) 게임이다. 게임 내 주요 매출 수단은 ‘라이브 서비스’로 정했다.
 
슈팅 장르는 ‘펍지: 배틀그라운드’, ‘카운트 스트라이커2’, ‘에이팩스’, ‘포트나이트’ 등 선두 게임이 시장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성공을 장담하기 쉽지 않다.
 
엔씨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슈팅 내에서도 기존에 없던 장르를 개척하는 본파이어를 준비 중이다. 게임 개발은 매우 빠른 편이며, 조만간 공개가 가능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공상과학(SF) 배경을 기반으로 하며, 내년 하반기 출시가 목표다.
 
루트 슈터 장르의 ‘LLL’과 히어로 슈터 ‘타임 테이커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양 작품 모두 내년 상반기까진 글로벌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LLL은 올 하반기 글로벌 CBT(비공개시범테스트)도 예정돼있다.
 
엔씨는 슈팅 게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데이터 기반의 정교화된 기법을 도입했다. 출시 전 고객 대상 테스트로 콘텐츠 구현 방향과 주 공략층 취향 적합도를 확인하고, 철저한 기술 테스트로 서비스 경쟁력을 키우는 식이다. 과거 신작에 외부 의견을 제한적으로 반영했던 것과 대척된다.
 
업계에선 엔씨가 슈팅 장르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그간 리니지 시리즈를 비롯한 MMORPG가 주요 수익원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도한 과금 유도와 가챠(확률성 아이템 뽑기) 중심 사업모델(BM)로 이용자 이탈이 빠르게 진행되며 한계가 명확해졌다. 작년에 선보였던 ‘호연’, ‘저니오브모나크’, ‘배틀크러시’ 등 신작도 이용자 외면을 받았다.
 
이 때문에 작년 4분기에는 매출 4094억원, 영업손실 1295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증권가가 추정한 엔씨의 올해 1분기 예상 실적도 매출 3657억원, 영업이익 80억원으로 좋지 못하다.
 
엔씨 입장에선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장르별 클러스터(집합체)를 구축해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셈이다.
 
일단 신작 평가는 나쁘지 않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LLL과 타임테이커스는 최근 진행된 비공개 간담회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에 공개된 게임들은 독특한 시스템과 높은 퀄리티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다만 대형 신작 출시 시기가 모두 4분기 이후인 만큼, 올해까진 실적 보릿고개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엔씨는 우선 ‘고정비 절감’을 통한 버티기에 나선다. 작년에 1000여명 가량 분사와 같은 규모의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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