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3차 핵협상 진전 신호"…5월3일 4차 협상 전망

  • 美 "회담 긍정적·생산적 평가…유럽에서 다시 만날 것"

  • 이란 "세부 논의 돌입…의견 차이로 합의 못 할 수도"

  • 핵협상 날 이란항구서 큰 폭발…8명 사망·750명 부상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장관이 미국과의 핵 협상을 앞둔 25일현지시간 오만 무스카트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장관이 미국과의 핵 협상을 앞둔 25일(현지시간) 오만 무스카트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이란과의 3차 핵 협상에 대해 긍정적이고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란은 이번 협상이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면서도 의견 차이로 합의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양측은 다음 달 3일(현지시간) 4차 핵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26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서 미국과 이란의 세 번째 핵 협상이 종료됐다. 이번 회의는 오만 중재로 지난 12일과 19일 두 차례 열린 이란과 미국 간 고위급 핵 협상의 후속이다. 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와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장관이 이끌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과 이란은 이란의 진전된 핵 프로그램에 대한 첫 기술적 회담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이란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협상에서 진전의 신호를 보이고 있음을 밝혔다”고 전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이후 세 번째 회담이 긍정적이고 생산적이었으며 양측이 곧 유럽에서 다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아락치 장관은 이날 국영방송에 “이번 협상은 이전보다 훨씬 더 진지했다”며 “우리는 점차 더 세부적이고 기술적인 논의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중재국인 오만의 바드르 알부사이디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핵심 원칙과 목표, 기술적 우려가 모두 다뤄졌다”며 “5월 3일로 잠정 예정된 차기 고위급 회의에서 협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적었다.
 
미국과 이란 모두 회담에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여전히 상호 시각차는 존재하는 상황이다. 아락치 장관은 “때로는 의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의견 차이가 심각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기 회의 전에 이견을 줄이는 방안에 대한 추가 분석을 각국에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양측 전문가들이 참석한 기술 회의도 함께 개최됐다. 전문가 기술 회의에는 미국 측에서 마이클 안톤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이, 이란 측에서는 카젬 가리 바바디 외무차관과 마지드 타크트-라반치 외무차관이 참석했다고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협상을 앞두고 아락치 장관은 지난 23일 인터뷰에서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미국이 비현실적이고 불가능한 요구를 하지 않는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시사주간지 타임과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 공습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위협하면서도 “폭탄을 떨어뜨리는 것보다 합의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또 이란과 핵 협상을 위해 이란 대통령이나 최고지도자를 만날 수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핵무기 생산 저지를 목표로 하는 핵 협상 합의를 요구하면서 합의가 불발될 경우 이란이 큰 위험에 처할 것이라며 군사적 압박을 가해 왔다.

이란 정부는 핵무기 개발 시도 의혹을 부인하며 이란에 대한 미국의 강도 높은 경제 제재를 완화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란은 제재를 해제하는 대가로 핵 활동을 일부 제한하는 내용의 협상에 나설 의향이 있지만 농축 프로그램을 중단하거나 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포기하는 것은 타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날 이란 남부 도시 반다르 압바스의 항구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해 8명이 숨지고 750명이 다쳤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부상자 수는 사고 직후 47명으로 알려졌다가 500여명으로 발표되는 등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계속 증가하고 있다. 항구 직원 규모를 고려하면 인명 피해는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당국자는 이란 국영 TV에 반다르 압바스에 위치한 샤히드 라자이항의 컨테이너 여러 개가 폭발하면서 사고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타스님 통신은 연료 탱크 폭발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으나, 이란 국영 석유 회사는 성명을 내고 이번 폭발이 석유 시설이나 운영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고 발표했다.
 
샤히드 라자이항은 연간 약 8000만t의 화물을 처리하는 이란의 주요 컨테이너 선적 시설로, 석유 탱크와 기타 화학 시설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세계 원유 수송의 약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에 위치하며, 수도 테헤란과는 남동쪽으로 약 1000㎞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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