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대형 온라인 유통업체 쉬인이 미국 내 상품 판매 가격을 대폭 인상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소액 면세 제도' 폐지에 따른 폭탄 관세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글로벌 무역 전쟁이 미국 일반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쉬인은 지난 25일을 기준으로 미국에서 판매하는 대다수 상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품목별 인상폭을 보면, 뷰티 및 건강 카테고리 상위 100개 제품 평균 가격은 하루 만에 51% 올랐다. 일부 품목은 두배 이상 인상됐다. 가정·주방용품과 장난감의 경우 평균 30% 이상 인상됐으며 특히 이중 키친타월 세트 가격은 하루 만에 무려 377% 뛰었다. 여성의류는 약 8% 올랐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무역 전쟁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쉬인의 이번 가격 인상은 트럼프 행정부의 '소액 면제 제도' 폐지로 예고된 관세 부담을 반영한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중국발 800달러(약 117만원) 이하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면제해주는 소액 면제 제도를 폐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2일부터는 중국과 홍콩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800달러 이하 상품에도 높은 관세가 적용된다. 이 조치로 쉬인과 테무 등 중국 유통업체들은 다수 품목에 대해 120%에 달하는 고율의 관세를 부담하게 된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한편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이 관세 인상 전에 물건을 '사재기'하면서 3월부터 이달 초 사이 테무·쉬인 등 중국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이 크게 늘었다. 화장용 브러시부터 가전제품까지 모든 제품이 많이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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