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증권 법제화 기대감 '무색'…발행사들, 생존 전략 '삼매경'

  • 3년째 관련 법안 미적

  • 사업 지속성 확보 급선무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조기 대선을 앞두고 토큰증권(STO) 법제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업계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시장 초기 주자로 나섰던 발행사들은 생존 전략을 짜는 데 몰두하고 있다. 3년째 미적거리고 있는 법제화를 기다리기보다는 당장 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열매컴퍼니는 미술품 조각투자 외에 NFT 사업과 미술품 담보 대출 등 자회사 매출 규모를 키우고 있다. 열매아트대부의 연간 매출은 2023년 1억7800만원 규모에서 지난해 3억7400만원으로 두 배 이상 성장했다. 같은 기간 열매웍스의 연매출은 3200만원 규모에서 2억4700만원으로, 버즈아트의 연매출은 1억1300만원 규모에서 2억1000만원 규모로 키웠다. 

자회사들의 약진으로 열매컴퍼니의 영업손실은 2023년 31억1400만원에서 2024년 19억3700만원으로 줄었다. 순손실은 25억7400만원에서 13억9200만원으로 줄었다. 베트남 소재 자회사를 철수하고 인력을 감축하는 등 고정비를 줄이기 위한 구조조정도 함께 감행했다. 

토큰증권 법제화가 지연되면서 고사 위기에 처한 선발 업체들은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생존을 도모하고 있다. 제도적 불확실성으로 시장이 커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토큰증권 위주의 기존 수익 모델을 고도화하기보다 현재 조건에서 가능한 수익 모델을 개발할 수밖에 없도록 내몰린 탓이다. 

또 다른 미술품 조각투자 업체인 테사는 신재생 에너지 조각투자 브랜드인 '뉴밋'을 지난달 출시했다. 법제화를 기다리는 동안 미술품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경기 불황에서도 경쟁력 있는 다른 기초자산으로 외연을 확장한 것이다. 김형준 테사 대표는 "신재생 에너지 기반 상품의 경우 매출을 기반으로 꾸준히 배당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테사는 오는 7월 경에 첫 공모 상품을 출시한다는 목표다. 

B2B사업 모델 탐색도 이어지고 있다. 테사는 금융사를 대상으로 대체투자 증권 IT 솔루션 '익소(IXO)'를 지난해 12월 출시했다. 현재 일부 증권사들과 협의를 진행 중에 있으며 하반기 중 정식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동산 조각투자 업체 펀블은 토큰증권 발행 및 유통 B2B플랫폼 '스플릿'을 최대주주 SGA솔루션즈와 함께 개발해 지난해 선보였다. 

업체들의 해외 시장 진출도 본격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해외 시장은 이미 제도가 갖춰지고 지원책이 보장된 만큼 설령 추가 비용이 들더라도 안전한 선택지라는 계산이다. 펀블은 올해 두바이 법인 설립을 추진하며 현지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현지 샌드박스도 신청한 상태다. 열매컴퍼니는 일본 시장 진출을 결정했고 테사는 두바이와 스위스 시장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 당국이 자신했던 것과 달리 법제화가 오래 지연되면서 업계의 기대감도 낮아진 상황"이라며 "발행사뿐만 아니라 금융사들도 이미 비용과 인력을 투입했다가 한 차례 축소한 상태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제도화 진척 없이 재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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