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29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에 출연해 “한 국가와의 협상을 완료(done)했으나 상대국 총리 및 의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며 “곧 (승인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협상이 완료된 국가로는 인도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도와의 무역 협상에 대해 “인도는 잘 진행되고 있다. 난 우리가 인도와 합의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들은 합의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도 “인도와 우리는 매우 근접해 있다”며 “그들은 높고 많은 관세가 있기 때문에 (비관세 장벽보다) 더 협상이 용이하다”고 언급했다.
인디아투데이 등 인도 현지 언론들도 러트닉 장관이 말한 국가가 인도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고 있다. 로이터통신도 이날 익명의 인도 정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인도가 미국에 미래 최혜국 대우를 제안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래 최혜국 대우는 인도가 향후 다른 국가에 미국보다 나은 관세 조건을 부여하면, 미국에도 동일한 조건을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과 일본도 조만간 무역협상 타결국 리스트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아시아 국가와의 협상 합의 발표 시기와 관련해 “한국과의 협상 윤곽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과의 협상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베선트 장관은 한국의 6·3 대선, 일본의 7월 참의원 선거 등을 거론하며 “이들 국가의 정부는 선거 전에 무역협정의 틀을 마련해 미국과의 협상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선거 전에 무역 협상의 기본 틀을 마련하는 것을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를 두고 한국 정부는 “대선 전에 미국과 협상의 틀을 마무리 짓고, 그 다음 선거운동을 원한다는 의사를 전달하거나 논의한 바가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주 머콤 카운티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연설에서 세계 각국과 진행 중인 관세 협상을 언급하며 “협상이 오래 걸리면 그냥 관세를 정하겠다”고 말했다. 무역 상대국들과 협상 진척이 느릴 경우 관세를 일방적으로 시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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