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당이 제시한 단일화 로드맵에 맞서 '14일 토론·15∼16일 여론조사'를 역제안하자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는 11일 마지노선을 거듭 못 박았다. 김 후보가 사실상 후보 등록 마감일을 넘겨 문제를 매듭짓겠다고 나선 가운데 두 후보 간 이견이 조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선거 캠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식의 강압적인 단일화는 아무런 감동도 서사도 없다"며 "시너지와 검증을 위해 일주일간 후보들은 선거운동을 하자. 다음 주 수요일에 방송 토론, 목요일과 금요일에 여론조사를 해서 단일화하자"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해 "강제 후보 단일화라는 미명으로 정당한 대통령 후보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에서 손 떼라"며 "어떤 불의에도 굴복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지금 진행되는 강제 단일화는 강제적 후보 교체이자, 저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이기 때문에 법적 논쟁으로 갈 수 있다"면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의 자격으로 당헌 제74조의 당무우선권을 발동한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회견 이후 진행된 관훈클럽 초청 토론에서도 "투표일인 6월 3일로부터 18∼20일 이상 전이면 단일화에 충분한 시간"이라며 "무소속으로 등록도 안 하고 입당도 안 하겠다는 사람을 상대로 '유령'과 단일화를 하라는 것이 올바른 정당 민주주의냐"고 지적했다.
다만 한 후보 측은 단일화 '데드라인'이 11일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정현 한 후보 캠프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선거 캠프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음 주에 되는 것이 왜 오늘은 안 되는지 질문하고 싶다"고 반문하며 "정말 궁색하다. 단일화하지 말자는 얘길 그렇게 표현했다고 본다"고 날을 세웠다.
한 후보 역시 김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여러 차례 공언한 단일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참배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는) 국민의힘 후보가 되면 즉각 단일화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처음부터 끝까지 약속했다. 이제는 그 약속을 지키라고 오늘 오후 4시에 얘기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특히 한 후보는 "김 후보가 (대안을)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았다. 단일화될 때까지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어떤 대안도 없었다"며 전날 있었던 두 후보 간 회동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왜 대통령 후보로 나설 수밖에 없었는지 설명해 드렸는데도 불구하고 '왜 한덕수가 대통령 후보로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하는 건 기본적인 예의도 없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김 후보를 겨냥한 비판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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