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연속 금리동결에도…경기부양 시급한 한은은 5월 인하할 듯

  • 美 5월 FOMC서 금리 연 4.25∼4.50% 유지

  • 인플레이션과 경기 하강 우려로 속도 조절

  • 한은, 경기 둔화 우려 커지며 5월 인하 유력

  • 시장선 금통위 '연내 3회 이상' 금리 인하 전망

사진AP연합뉴스
[사진=A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도 기준금리를 세 차례 연속 동결하면서 통화 완화 속도를 늦췄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큰 이변이 없는 한 오는 29일 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와 수출이 모두 역대급 위기 상황에 놓이면서 1년 동안 사실상 성장이 멈춘 상태인 만큼 한은이 인하를 더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준은 6∼7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연 4.25∼4.50%로 유지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1월 FOMC부터 이어진 3회 연속 동결로 이번 결정은 만장일치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데도 연준이 세 차례 연속 금리를 묶은 것은 관세 인상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과 경기 하강(고용 불안) 우려 때문이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경제 전망 불확실성이 더 증가했다"며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질 위험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향후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더 늦춰질 것이란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6월에도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모건스탠리(MS)는 "앞으로 대규모 금리 인하는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JP모건은 "성명서에서 무역정책으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침체) 위험이 감지된다"고 평가했다.

연준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시장의 관심은 이달 말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리 결정으로 쏠린다.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에 그치자 시장은 충격 속에 이달 금리 인하를 확신하고 있다. 4월부터는 트럼프발(發) '관세전쟁'에 따른 수출 타격도 현실화하면서 경기 둔화 신호는 뚜렷하다. 국내외 주요 기관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0%대로 낮춰 잡았고 한은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계획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최근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방문한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기자들에게 "기준금리를 내린다는 것을 의심하지 말라"며 "경기 상황에 따라 금리를 충분히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한 주된 근거였던 환율 변동성도 다소 완화된 상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 거래 종가는 1.4원 내린 1396.6원을 기록했다. 이번 연준의 결정으로 한국(2.75%)과 미국(4.25∼4.50%) 간 기준금리 차이는 1.75%포인로 유지된 상황에서 한·미 금리 차가 벌어지는 데 대한 금통위 측 부담을 덜어낸 셈이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하반기 인하까지 포함해 '연내 3회 이상'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채권전략 연구원은 "향후 국제 유가와 환율 흐름을 감안하면 5월 수정 경제전망에서는 올해 0%대 성장률 전망치 발표뿐 아니라 올해 물가 전망치 역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5월 금통위에서는 만장일치 0.25%포인트 금리 인하와 함께 추가 인하 깜빡이도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 폭과 횟수에 대해 "5월 경제전망 때 성장률이 얼마나 낮아지는지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경기 부양을 위한 '빅 컷(0.5%포인트 인하)' 여부도 경제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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