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중동 지역 첫 해외 순방에 나선다.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를 차례로 방문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미 투자 유치 등 ‘미국 우선주의’ 극대화에 주력하면서 가자 전쟁 휴전 등 이슈도 다룰 전망이다.
11일 미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착한 후 16일까지 카타르와 UAE를 차례로 방문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미국의 경제적 실리를 추구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경제적 거래와 중동 국부펀드 등을 통한 대규모 대미 투자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실제 순방의 첫 행선지인 사우디에서는 대규모 대미 투자 협약이 추진될 것으로 관측된다. 사우디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직후 통화에서 향후 4년간 미국에 최소 6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투자액을 1조 달러로 늘리기를 바란다며 만약 그렇게 한다면 첫 해외 순방지로 사우디를 선택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이번 순방 기간 중 사우디에서는 ‘사우디-미국 투자 포럼’도 개최된다. 이 자리에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 씨티그룹의 제인 프레이저 CEO, IBM의 아빈드 크리슈나 CEO 등이 참석한다.
아울러 미국과 중동 국가들이 원자력·석유 등 부문에서 경제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사우디는 미국의 지원을 받아 민간 원자력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과거와 달리 이스라엘과의 외교 정상화 조건 없이도 사우디 원전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UAE와 사우디는 미국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주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시행한 AI 반도체 수출통제 정책을 철회하기로 했다.
경제적 사안 외에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 휴전 문제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를 추진 중이지만 가자 전쟁으로 진전이 어려운 상황이다. 사우디는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대한 구체적인 진전 없이는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이스라엘에 휴전 합의를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관계 정상화를 중동 평화 구상의 핵심으로 삼아왔다.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수교가 이뤄진다면 자신의 집권 1기 때인 2020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모로코 등과 이스라엘의 수교를 미국이 중재해 끌어낸 ‘아브라함 협정’을 확장·완결시켜 중동 평화를 크게 신장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편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 이중국적자인 이스라엘 군인 에단 알렉산더가 풀려날 것”이라고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앞두고 선의의 제스처를 보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