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사빠의 핀스토리] "보장 줄기 전 가입해라?"…끊이지 않은 보험업계 절판마케팅 '주의보'

  • 단기납종신, 무·저해지 상품 이어 최근엔 간병보험까지

  • 금융당국 아무리 제재해도 과당경쟁…모두 소비자 피해로

  • 원수사가 GA 감독하는 방안 논의되지만…사실상 '무리'

사진ChatGPT
[사진=ChatGPT]

"예전에는 손해율이 급증할 만한 상품을 대상으로 제재를 하면 절판마케팅으로 이어지는 양상이었다면, 최근엔 보험사들이 선제적으로 담보 축소를 결정하고 절판마케팅을 진행하더라구요. 손해율이 높아지지 않도록 조치하는 건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결국 과도한 마케팅으로 이어지는 부분은 우려스럽습니다." (감독당국 관계자)

보험업계에선 올해도 '지금이 아니면 보장은 줄고 보험료는 비싸진다'며 소비자의 눈을 가리는 절판마케팅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는 무·저해지 상품 보험료 인상 전 가입을 권유하는 마케팅이 횡행하다가, 최근엔 간병보험으로 초점이 옮겨졌습니다.

최근 보험사들은 20만원까지 보장하던 간병보험의 입원 간병인 사용일당을 이달 중순에서 말까지 최소 10만원까지 축소할 방침입니다. 상품 판매 이후 불필요한 간병인을 고용하거나, 실제로 간병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허위로 비용을 청구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되면서 일부 보험사의 손해율이 600%까지 올라가는 등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문 간호 인력을 고용하지 않고 가족이나 지인이 간병한 경우에도 보험금이 지급될 수 있어 도적적 해이 문제도 커졌습니다. 

보험사들은 부랴부랴 간병인 사용일당 보장금액을 축소하고 나섰습니다. 이번 보장금액 하향 조정은 금융감독원의 제지가 아닌 자체적인 결정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D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롯데손배보험은 이달 11일부터 일당 보장이 15만원으로 줄었습니다. 흥국생명은 지난 7일 보장액을 20만원에서 10만원으로 조정했습니다.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도 10만원, 메리츠화재는 15만원으로 축소를 단행했습니다. 15세 이하 자녀보험에 대한 간병인 담보도 종전 15만원에서 5만원 수준까지 낮추겠다는 방침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법인보험대리점(GA) 등 영업 현장에서 아직 담보가 줄어들지 않은 KDB생명 등의 간병인 특약에 가입하라는 절판마케팅이 과열되고 있는 점입니다. 이런 절판마케팅은 과당경쟁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이미 비슷한 보험이 있는데도 가입하거나, 자세한 보험 내용을 모르고 계약을 진행하는 등 불완전판매의 소지가 매우 높습니다. 특히 이미 가입된 상품의 보장이 더 좋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보험료가 더 저렴하다는 것을 내세워 소비자에게 불리한 보험을 추천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당국도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사의 절판마케팅 등 과당경쟁으로 인한 불완전판매 발생 가능성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소비자 피해에 대해서는 즉각 시정 조치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절판마케팅은 상품군만 바뀌고 없어지진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상급병원 입원비를 최대 60만원까지 보장한다는 담보를 내세워 당국의 제재를 받았습니다. 또 단기납 종신보험을 길어야 2개월 정보 판매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보험업계 역시 비슷한 상품들 속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과도한 보장을 내걸었다가, 손해율 급증이 문제가 되면 절판마케팅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치열한 영업현장에서 이뤄지는 모든 사안을 현실적으로 들여다보기 어렵다는 게 이들의 입장입니다. 이에 금감원은 원수보험사에 GA들을 감독할 수 있는 권한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보험사가 자신들의 상품을 팔아주는 GA에게 과연 엄격한 잣대를 댈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GA의 절판마케팅이나 불완전판매를 원수사가 방치한다는 비판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매출의 핵심으로 떠오른 GA를 통제하는 게 사실상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우선 절판마케팅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없도록 당국과 협력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궁걷기대회_기사뷰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