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네 리뷰] '미션 임파서블8', 톰 크루즈가 증명한 30년의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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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이네요. 이 조명, 온도, 습도···." 한 예능 프로그램의 출연자가 남긴 말이다. 장소, 날씨, 몸 상태 등 하나하나가 모여 '분위기'를 만든다는 의미다. 영화도 마찬가지. 그날의 기분, 나의 경험이 영화의 '평가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최씨네 리뷰'는 필자의 경험과 시각을 녹여 관객들에게 영화를 소개하는 코너다. 조금 더 편안하고 일상적으로 담아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영화 미션 임파서블8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미션 임파서블8'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한 세대는 '공중 와이어'를 기억하고, 또 다른 세대는 '클리프 점프'를 기다린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은 그 둘을 연결한다. 30년의 세월 동안 변한 건 기술과 세대지만, 변하지 않은 건 톰 크루즈가 몸으로 증명해 온 '진짜'다. 디지털이 아닌 땀으로 찍은 액션, 그리고 관객이 극장에서 체험해야 할 이유. '미션 임파서블'은 여전히 그것을 가장 설득력 있게 증명하고 있다.

디지털상의 모든 정보를 통제할 수 있는 사상 초유의 무기 '엔티티'로 인해 전 세계 국가와 조직의 기능이 마비되고, 인류 전체가 위협받는 절체절명의 위기가 찾아온다. 이를 막을 수 있는 건 오직 존재 자체가 기밀인 '에단 헌트'와 그가 소속된 IMF(Impossible Mission Force)뿐. 무기를 무력화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키를 손에 쥔 '에단 헌트'는 오랜 동료 '루터'와 '벤지', 그리고 새로운 팀원이 된 '그레이스', '파리', '드가'와 함께 불가능한 미션에 뛰어든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은 시리즈의 여덟 번째 작품이자 전작 '데드 레코닝'의 후속편이다. 이번 영화는 78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블록버스터로서의 품격까지 증명했다. 액션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실은 영화가 지닌 '시간의 무게'와 '인물의 결'이 더 깊어진 작품이다.

'최후의 심판'(Final Reckoning)이라는 부제처럼, 이번 이야기는 에단 헌트가 수행해온 미션과 그 과정에서 마주한 사람들, 그의 선택들이 불러온 파장을 하나씩 되짚는다. 그로 인해 생겨난 딜레마와 죄의식은 이번 작품의 정서적 축이 되어, 이전보다 한층 무겁고 진중한 분위기를 이끈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8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미션 임파서블8'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특히 인공지능이라는 존재를 단순한 SF적 상상력이 아닌, 현실의 연장선처럼 묘사한 점도 흥미롭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가 줄곧 아날로그 방식으로 고난도의 임무를 수행해 온 이력이, 이번 편에서 디지털 위협과 맞서는 구조와 겹쳐지며 묘한 아이러니를 형성한다. 그 대비는 이 시리즈가 시대를 어떻게 관통해 왔는지, 그리고 지금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를 더욱 분명히 보여준다.

시리즈의 상징, 톰 크루즈의 스턴트 액션은 이번에도 압도적이다. 고공에서 비행기에 매달리는 장면, 수중에서의 잠수 촬영, 바다 한가운데로의 다이빙까지. CG 없이 오롯이 자신의 몸으로 완성해 낸 장면들은 단순한 놀라움이 아닌 경이로움까지 일으킨다. 관객들과 쌓은 '신뢰'기도 하다. 이것이야말로 30년간 시리즈가 쌓아온 라포르의 본질이다.

초창기 CIA 금고 침투에서부터 부르즈 할리파 외벽을 내달리고, 이번엔 2438m 상공의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에단 헌트는 언제나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어왔고 톰 크루즈는 그 임무를 대역 없이 해냈다.

'파이널 레코닝'이 특별한 이유는 팀플레이의 확장에도 있다. 오랜 시리즈 팬들에게 익숙한 루터(빙 라메스), 벤지(사이먼 페그)는 물론, 전작에서 합류한 '그레이스'(헤일리 앳웰), '파리'(폼 클레멘티에프), '드가'(그렉 타잔 데이비스)까지 새로운 인물들과의 화합이 중심을 이룬다. 서로 다른 목적과 배경을 지닌 이들이 하나의 임무로 연결되는 과정은, 그 자체로 작은 감정의 드라마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8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미션 임파서블8'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결국 이 시리즈가 전하는 건 단지 스릴이나 스펙터클이 아니다. '진짜'가 주는 감각이다. 스턴트마저 디지털로 가공되는 시대에, 여전히 몸으로 완성된 영화. 하늘과 땅, 파도와 협곡 사이를 통과하며, 에단 헌트는 자신이 아닌 '우리가' 살아남아야 할 이유를 증명한다.

스크린 앞에서 숨을 죽이고, 손에 땀을 쥐고, 현실을 잊는 체험. 이건 OTT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감각이다. '미션 임파서블'이 30년간 관객과 쌓아온 신뢰는 그 감각을 기반으로 한다. 시리즈는 이제 새로운 기술과 위협, 세대와 질문을 끌어안으며 여전히 '극장'이라는 공간에 머문다.

이 시리즈의 미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 감각도, 그 연대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17일 국내 개봉. 러닝타임은 169분이며 관람 등급은 15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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