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1Q 실적 희비…중소형사 약진 "추세적 회복은 아직"

  • 초대형 IB 중 미래·한투 유의미한 개선

  • 다올·SK 흑자전환 성공… 충당금 완화 영향

  • 중소형 실적개선, 추세적 회복세로는 부족

  • 리테일 부실·PF 대체할 신규 수입원 한계

자료아주경제
[자료=아주경제]

올해 1분기 국내 증권사 실적 발표에서 뚜렷한 명암이 갈렸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일부 대형사들이 실적 호조를 기록한 반면 KB증권·하나증권·키움증권 등은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와 함께 지난해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중소형사들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5188억원, 당기순이익 4482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2.41%, 21.57% 증가했다. 채권 및 발행어음 운용 수익 증가와 함께 자산관리(WM), 기업금융(IB) 부문이 실적을 견인했다.
 
미래에셋증권도 해외 법인 실적 호조에 힘입어 영업이익 3462억원, 순이익 258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8%, 53.1% 증가했다. 특히 해외 법인 세전이익은 분기 최대치인 1196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주식 브로커리지 및 WM 수수료 수익도 분기 기준 최대를 달성했다.
 
반면 KB증권은 유가증권 평가 손익 축소와 주식거래대금 감소로 인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2246억원, 1817억원으로 줄었다. 하나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역시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정체되며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신한투자증권·현대차증권·iM증권·토스증권 등은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신한투자증권은 자기매매 부문 호조로 순이익이 42.5% 증가했다.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말 신설한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 효과로 영업이익이 106.2% 늘었고, iM증권은 6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토스증권은 해외 주식 거래대금 급증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832억원으로 576% 증가했다.
 
전통적으로 부진했던 중소형 증권사들의 회복세도 두드러졌다. 다올투자증권은 1분기 순이익 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K증권도 순이익 27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59억원 손실에서 벗어났다. 이들 증권사는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부담이 완화되면서 실적 개선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단, 이번 중소형사의 반등을 추세적인 회복세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여전히 리테일 기반이 약하고, PF 수익을 대체할 신규 수익원 확보도 미진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실제 대형 증권사 9곳의 위탁매매 시장 점유율은 2020년 69%에서 지난해 72%로 확대됐다. 중소형사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줄었다는 걸 방증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는 자본력을 바탕으로 사업성이 높은 PF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중소형사는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리테일 경쟁력 격차로 실적 양극화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대체거래소(ATS) 출범, 거래시간 확대 등으로 증시 거래대금이 회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2분기에도 호실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키움증권, 삼성증권, 대신증권, 신영증권 등 주요 증권사 주가는 이달 들어 52주 신고가를 연이어 경신하고 있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증시 거래 가능 시간 확대에 힘입어 개인투자자가 증시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브로커리지 실적 호조가 예상돼 증권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