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변동에 국공채 비중 늘리는 생보업계…'빅3'서만 8兆↑

  • 삼성·교보·한화생명, 141.8兆 보유…채권시장 영향력 확대

  • ALM 강조 추세…보험사 만기 불일치 해소 움직임 계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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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시장금리가 내리면서 지급여력(K-ICS·킥스)비율 사수에 비상이 걸린 생명보험업계가 국공채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자산과 부채의 만기 주기를 맞춰 금리변동에 따른 건전성 악화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최근 자산·부채종합관리(ALM) 역량이 강조되면서 이와 같은 움직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19일 각 기업 공시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삼성생명·교보생명·한화생명 등 주요 생명보험사의 운용자산 중 국공채 보유량은 141조811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말(133조1311억원)과 비교했을 때 8조6802억원(6.52%) 늘어난 규모다.

기업별로는 삼성생명이 작년 말 67조1172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70조7119억원으로 국공채 보유를 5.36% 늘렸다. 같은 기간 교보생명이 보유한 국공채 규모도 29조7286억원에서 31조5054억원으로 5.98% 증가했고 한화생명도 36조2853억원에서 39조5940억원으로 9.12% 확대됐다.

작년 한 해 3사의 국공채 보유량이 117조7843억원에서 133조1311억원으로 13.03%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올해 1분기에 국공채 보유량이 상당히 늘어난 셈이다. 보유량뿐만 아니라 운용하는 유가증권에서 국공채가 차지하는 비중도 늘었다. 작년 말 기업별로 34~36% 수준을 차지하던 국공채 비중은 올해 1분기 35~38% 수준까지 확대됐다.

이와 같은 움직임은 생보사들이 새 회계기준(IFRS17)에 맞춰 자산운용 전략을 수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부터 보험업계에 도입된 IFRS17은 자산과 부채를 현재가격으로 인식하는데, 최근 시장금리가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생명보험사들의 건전성 지표 역시 수직 하락했다.

계약자에게 내줘야 할 보험금 등으로 구성된 보험부채에 적용되던 할인율이 금리와 함께 떨어졌기 때문이다. 할인율이 내리면 만기가 긴 장기보험을 중심으로 장부상 인식하는 부채가 급격히 확대된다.

이에 보험사들은 만기가 긴 국공채를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자산과 부채 간 만기 차이를 줄여 금리 변화에 따른 건전성 지표 변동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보험업계에서는 IFRS17 도입 이후 첫 금리 하락 국면에서 지급여력비율 급락을 경험한 보험사들이 당분간 이와 같은 움직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더욱이 금융당국도 ALM 정교화를 통해 금리 변동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보험사별 자산·부채 현황을 꾸준히 점검하고 ALM 관리가 미흡한 보험사에는 관련 역량 제고를 유도하겠다고 밝히는 등 필요 시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사 자본관리의 핵심인 ALM 중요성은 최근 금리 하락 국면에서 더욱 강조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금리 하락에 대비해 선제적인 ALM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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