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동남아·중동 '우군 확보' 박차...리창 총리 "무역장벽 제거하자"

  • 아세안·걸프국 정상회의에 中도 참석

  • 美겨냥 "다자간 무역 체제 수호해야"

  • 4월 習 동남아 순방이어 리창, 말레이·인도네시아 방문

  • 정부 지출 확대 시사

리창 중국 국문원 총가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ASEAN-걸프협력이사회GCC-중국경제포럼 공식 만찬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리창 중국 국문원 총가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걸프협력회의(GCC)·중국 정상회의  만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함께 맞설 우군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올해 첫 해외 일정으로 동남아 순방에 나선 데 이어 '2인자' 리창 국무원 총리도 동남아·중동 주요국들을 상대로 경제 협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27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 총리는 이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걸프협력회의(GCC)·중국 정상회의 개막식에 참석했다. 리 총리는 기조연설을 통해 “보호주의와 일방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면서 “이에 맞서 개방을 확대하고 (무역) 장벽을 제거한다면 광범위한 시장 기회를 창출할 수 있으며 각국이 함께 구축한 대규모 시장에서 더욱 풍부한 이익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중국과 경제적 협력을 강화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에 함께 맞서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중국은 아세안, 걸프국들과 함께 발전 전략의 연계를 강화하고 지역 통합 협력을 심화하길 바란다”면서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한 다자간 무역 체제와 산업 공급망의 원활한 흐름을 확고히 수호해 공동 발전의 새로운 국면 끊임없이 창조해나가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 2023년 처음 개최된 아세안·GCC 정상회의에 중국이 참여하는 형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중국이 동남아·중동 지역에서 우군 확보에 주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달 올해 첫 해외 일정으로 베트남·말레이시아·캄보디아 동남아 3국을 순방했고, 리 총리는 말레이시아 방문에 앞서 인도네시아를 찾았다. 리 총리는 인도네시아에서 3일간 머무르며 무역과 투자부터 금융, 농업, 인공지능(AI), 에너지, 관광, 인적 교류 등 분야에서 양국간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전통적으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립 노선을 유지해 왔던 아세안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이후 기류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이번 회의는 미국과의 무역 관계를 넘어 (다른 국가들과) 무역 관계를 확대하려는 의지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90일간 유예되기는 했지만, 캄보디아는 49%, 베트남은 46%, 말레이시아는 24%, 라오스는 48%의 고율 상호관세 표적이 된 상태다.

리 총리는 이날 저녁 진행된 만찬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에도 불구하고 올해 중국 경제가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올해 중국의 재정 지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며 소비 진작을 위한 지원책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올해 초 재정적자율을 역대 최고 수준인 국내총생산(GDP)의 4%로 설정하고, 지난해부터 시작한 ‘이구환신(以舊換新·낡은 재품을 새 것으로 교체시 지원)’ 정책 대상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리 총리는 개막식 기조연설에서도 시 주석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 경제는 연못이 아닌 바다라면서 “풍랑이 지나간 후에는 더욱 깊고 포용적이며 개방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궁걷기대회_기사뷰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