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서 지난달 2일 강릉시 옥계항에 입항한 화물선 L호(3만200t급)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코카인 1.7t이 밀반입 된 바 있다. 관세청과 해경청은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토안보수사국(HSI) 등으로부터 L호에 상당량의 코카인이 은닉돼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공조에 나섰다.
양 기관은 사전에 여러 차례 작전회의를 거쳐 L호 입항 당일 마약탐지견 2두와 총 90여 명의 선박 검색인원을 투입해 선박 전체를 정밀검색했고, 이 과정에서 격벽 내 은밀한 공간에 은닉된 코카인을 적발했다.
코카인 적발 직후 양 기관은 47명 규모의 합동수사단을 구성하고 총 20명의 선원에 대한 전수조사와 현장감식, 압수물 지문감식, 휴대폰 디지털 포렌식 등 전방위적 수사를 펼쳤다.
또한,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국제 마약카르텔 추적정보, GPS 이동경로, 지문·DNA 분석 자료 등을 미국 마약단속청(DEA), 필리핀 마약단속국(PDEA), 인터폴 등과 공유해 관련 국제 마약카르텔에 대한 국제공조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L호는 페루에서 파나마로 향하던 지난 2월 8일 새벽 페루 해안선에서 약 30마일 떨어진 해상에서 마약카르텔 조직원(일명 : 닌자) 10∼15명을 실은 보트 2척과 접선했고, 이들이 코카인 블록 1690개를 나눠 담은 자루 56개를 L호에 옮겨 실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L호가 파나마에서 대한민국 당진항으로 향하던 중 일본, 제주, 중국 등 해역에서 코카인을 해상에 투기해 이를 선박으로 수거하는 방법(일명 : 드랍앤픽업(DROP & PICK UP))으로 동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하는 마약상에게 코카인을 전달하려고 했으나 기상악화 등으로 모두 실패했다. 마지막으로 옥계항을 출항한 후 해상 하역을 시도하려던 이들의 계획마저 서울본부세관과 동해해경청에 덜미를 잡혔다.
압수된 코카인은 가로 10㎝, 세로 6㎝, 높이 1.7㎝ 크기의 블록 형태의 코카인 1690개(개당 1㎏)로, 비닐로 포장돼 있었으며 총 중량은 1690㎏(포장지 포함 : 1988.67㎏)으로 약 5700만 명이 한꺼번에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최종 확인됐다.
신경진 합동수사단장은 "이번 사건은 국제 마약카르텔이 연계된 국내 최대 규모의 마약 범죄로, 현재까지 대한민국으로 코카인을 직접 반입하려고 한 구체적인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대한민국 영해 또는 인근 해역에서 코카인 하역을 시도하는 등 대한민국 또한 코카인으로부터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점을 다시 한번 느낀 엄중한 사안"이라며 "관세청과 해경청을 비롯한 국내외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해상 마약범죄에 더욱 강력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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