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버드대 등 미국 명문대를 향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 와중에 아시아권 대학들은 추방 위기에 몰린 미국 명문대 유학생들을 상대로 적극 유치에 나섰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미 국무부가 전 세계 외교 공관에 유학생 비자 인터뷰를 일시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고 입수한 외교 문서를 인용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유학 비자 발급 전 SNS(소셜미디어) 계정 심사를 통해 유학생에 대한 사상 검증을 의무화하려는 조치의 일환이다.
보도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장관은 이날 서명한 전문에서 “영사 부서는 소셜미디어 검증 확대를 위한 별도 지침이 나올 때까지 학생 및 교환 방문자 비자 인터뷰 일정 추가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다만, 기존에 예약된 인터뷰는 예정대로 진행하도록 했다.
또한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 정부와 하버드대가 맺은 1억 달러(약 1370억원) 규모의 연방 계약 해지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연방 조달청은 하버드와 체결한 계약들의 적절성을 재검토하라고 각 기관에 지시했으며, 기준 미달 시 계약 해지 및 대체 기관 모색을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하버드에 지급된 30억 달러 규모의 연방 보조금을 회수해 직업학교에 투입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하버드대를 비롯한 미국 명문대와 트럼프 행정부 간 충돌이 날로 격화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하버드대 등 명문대학의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교육에 불만을 제기하며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대학들은 이러한 요구가 학문의 자유와 대학 자율성 침해에 해당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도쿄대, 홍콩과기대 등 아시아 주요 대학들은 각종 혜택을 내세우며 본격적으로 미국 명문대 유학생 유치에 나섰다. 이에 고급 인재들이 대거 미국을 이탈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사이먼 마진슨 옥스퍼드대 고등교육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글로벌사우스 학생 및 연구자들에게 중국이 전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라며 "유럽 역시 상당한 수혜를 볼 것"이라고 NBC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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