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간의 군백기를 지나 5인 완전체로 돌아온 엔플라잉은 정규 2집 '에버레스팅(Everlasting)'을 통해 다음 10년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영원'을 노래하는 이들은 찬란했던 과거를 지나, 현재를 증명하고, 또 다른 미래를 써 내려갈 예정이다.
"10주년이라는 시간 동안 멤버들이 단단하고 더 가깝게, 친밀하게 지낼 수 있었던 것에 관해 감사해요. 우리 멤버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엔피아(팬덤명)에게도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고요."(차훈)
"10년이 짧은 시간이 아니잖아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오래 지낼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그러면서 10년 동안 앞으로도 줄곧 계속 할 수 있다는 것에 기대감이 들고, 행복하기도 해요."(유회승)
"10년이 짧으면서도 길었어요. 섬광처럼 반짝하는 순간 같이 느껴지기도 하고 긴 시간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들 하는데 우리는 변함없이 엔피아 앞에서 음악할 거고요. 지금까지처럼 밝고, 유쾌하고, 행복을 줄 수 있는 밴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거예요."(김재현)
"10년 동안 우리를 지켜준 엔피아에게 감사해요. 10년 동안 시간 동안 멤버들이랑 함께 할 수 있었던 게 감사해요. 실감이 잘 안 났었는데, 학생이던 엔피아가 성인이 되고, 결혼하여 아이와 함께 공연장을 찾아오는 모습을 보면 그 시간이 대단하구나 싶어요. 앞으로도 더 같이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기대가 커요. 지금까지의 시간보다 앞으로 갈 시간이 더 길다고 봅니다. 열심히 활동해서 엔피아에게 더한 행복을 주고 싶어요."(서동성)

엔플라잉은 2년의 공백기에도 팬들의 응원이 있었기 때문에 잘 견딜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공백기 동안 엔피아 여러분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아왔어요. 이런 응원과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공백기를 잘 견딜 수 있었던 것 같아요."(김재현)
"제가 있었던 부대는 특성상 공연을 했었는데요. 때마다 팬들이 찾아와주셨어요. '우리 여전히 여기에서 잘 있다' '우리가 기다리고 있으니 걱정말라'고 해주셔서 불안이나 걱정은 없었습니다. 멤버들이 그리웠던 순간들은 있어요. 다른 아티스트 친구들과 무대에 서는 경험을 하곤 했는데요. 물론 훌륭하고 좋은 친구들이지만 멤버들이 떠오르고 이들과 함께하는 무대가 너무 그리워지더라고요."(차훈)
'에버래스팅'은 엔플라잉이 약 4년 만에 내는 정규 앨범이며 2년 만에 완전체로 뭉쳐 낸 작품이다. 타이틀곡 '만년설'을 비롯해 '송버드(songbird)' '사랑을 마주하고' '러브 유 라이크 댓(Love you Like That)' '하나둘씩' '아직도 난 그대를 좋아해요' '행복해버리기' 등 12곡으로 채워넣었다. 엔플라잉은 기념비적인 이 앨범의 타이틀이 '만년설'인 이유에 대해 밝혔다.
"'블루문'을 만들면서 '순간을 영원할 수 있도록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 무렵 만든 곡들에서 공통적으로 '영원'이라는 키워드를 봤어요. '영원의 순간'에 관해 많이 생각했고, 이번 앨범의 주제가 이것일 수 있겠구나 싶더라고요. 데뷔 10주년, 정규 2집이라는 의미 깊은 앨범이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었어요. 신나는 음악도 좋겠지만, 그보다는 곡의 메시지에 집중하고 싶었고 '만년설'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선택했습니다."(이승협)
'만년설'은 '항상 네 마음에 변함없는 나로 살고 싶다'는 내용이 담긴 곡이다. 보컬 이승협, 유회승의 목소리로 쌓아나가는 감정선과 음악 본연에 집중하게 하는 밴드 사운드가 완벽한 합을 이루는 곡이다. 이승협은 5분이 넘는 긴 곡, 우리말로 쓰인 가사가 돋보이는 '만년설'에 "하던 대로 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곡의 길이가 5분이 넘는다는 걸 몰랐어요. 팬들이 말해주서 알았어요. 하하. 우리는 하던 대로, 그냥 한 거예요. (긴 곡이) 요즘 트렌드와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우리가 트렌디함을 따라가 본 적은 없는 거 같아요. 늘 트렌디하고 싶다고 생각은 하면서도요. 하하. 우리말 가사로 쓰인건 제가 영어를 잘 하지 못하기도 하고, 들었을 때 리스너들에게 잘 들리기를 바라서 우리말 가사를 쓰게 됐습니다."(이승협)

군백기를 지나고 다시 모인 엔플라잉은 이번 앨범에서 사운드적인 면을 강조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특히 "악기에 욕심을 많이 냈다"며, 밴드 사운드의 맛을 살리기 위해 애쓴 점들을 짚어냈다.
"악기 욕심을 많이 냈어요. 개인적으로 더 좋은 음악 퀄리티를 위해 악기 구비를 하여 더 좋은 사운드를 내려고 했어요. 드러머인 저는 베이시스트인 동성과 리듬을 담당하는 축이니까 어떻게 하면 우리가 더 합을 맞춰 멋있는 음을 낼 수 있을까 연구하고 피드백을 주고 받았어요. 우리가 마루 바닥을 잘 깔아야 멤버들이 뛰어놀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죠."(김재현)
엔플라잉의 '악기 욕심'은 솔로 파트로 이어졌다고. 차훈은 10주년 콘서트 '2025 엔플라잉 라이브 엔콘 풀 써클'(2025 N.Flying LIVE&CON4 : FULL CIRCLE)에서 기타 솔로를 선보인 소감을 전하며 "과다 솔로"라고 웃었다.
"(이)승협 형에게 콘서트를 준비하며 '형, 이거 과다 솔로야'라고 한 적이 있어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어떻게 해야 인터 루드(nterlude) 구간을 어떻게 해야 다음 곡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까, 어떻게 기타 플레이를 할 수 있을까 고민했었죠. "실제로 공연할 때 엔피아의 눈을 보며 연주하고, 지판도 봤어요. 이렇게 연주 할 때 지금가지 들어왔던 기타 솔로의 편안함에 신선함과 새로움도 묻어나더라고요. 열심히 준비한 보람이 있었어요. 기타리스트로서 제 역할을 다한 것 같아서 흐뭇했습니다. 승협이 형이 어제도 제 기타 솔로 연주 영상을 보고 있더라고요. '형, 그거 대체 언제까지 볼 거예요?' 했는데 계속 보더라고요. 정말 좋은 경험이었어요."(차훈)
엔플라잉은 이번 앨범의 첫 곡을 일본곡인 '송 버드'의 한국어 버전, 마지막 곡을 '스탠바이 미' 한국어 버전으로 구성했다. 번안곡으로 문을 열고, 닫는 이유를 묻자 "엔피아들이 좋아하는 곡으로 꾸렸다"고 말했다.
"일본 정규 앨범인 '브라더후드(BROTHERHOOD)'를 엔피아들이 참 좋아하세요. 그래서 5곡 정도 녹음을 다 끝냈었어요. 보너스 트랙으로 빼놓으려고 했는데 이번 앨범의 메시지에 첫 곡, 마지막 곡에 배치하면 시작과 마무리를 잘 할 수 있을 거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가장 많이 노래해왔던 곡이고 메시지적으로도 처음과 마지막에 들으면 몰입이 잘 될 것 같았어요. 멤버들끼리 (생각이) 일치했던 곡이에요. 이건 넣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승협)
10주년을 맞이한 감회는 남달랐다. 멤버들은 오랜 시간 함께한 팬들과의 약속을 되새기며, 이제는 더 멀리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너무 벅찼죠. 더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서요. 이제는 정말 월드투어로 각지에 계신 엔피아 분들을 만나러 갈 거예요. 데뷔 초에 ‘지구 한 바퀴를 돌고 싶다’는 꿈을 말한 적 있는데, 이제는 정말 그 꿈에 다가가는 기분이에요. 이건 시작점이라고 생각해요."(김재현)

10년 동안 꾸준히 '좋아하는 음악'을 선보여왔던 엔플라잉은 최근 다시금 주목받는 밴드 음악의 흐름에 대한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밴드 붐이라기보다는, 사람들이 라이브를 더 갈망하고 있다는 느낌이에요. 코로나 이후에 그 갈증이 확 터지면서 라이브 문화가 살아난 거죠. 저희는 그동안 꾸준히 고민하고 연습해왔기 때문에 지금 이 분위기에서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감사하게도요."(이승협)
역주행을 넘어, 이제는 '현재진행형 밴드'라는 새로운 수식어도 따라붙고 있다.
"역주행의 아이콘이라고도 불렸는데요. 앞으로는 '정주행'으로 가고 싶어요. 하하."(김재현)
"저는 '국민 밴드'라는 수식어를 얻고 싶어요. 음악을 하다 보면 즐거운 순간도 있고 우여곡절도 많잖아요. 저희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이 서사가 너무 중요해요. 역주행도 있었고, 기쁜 순간도 있었고요. 앞으로 어떤 수식어가 붙든 간에, 저희 이야기를 함께 써나간다는 것 자체가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팬들과 함께요."(유회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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