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장신구엔 몰리고 금괴엔 등 돌린 베트남... 총리 "금 비축·투기 최소화"

  • 1분기 장신구 수요 4억7200만 달러 역대 최고... 전분기比 28% 급증

베트남의 한 귀금속 판매점 사진베트남 통신사
베트남의 한 귀금속 판매점 [사진=베트남 통신사]

베트남이 1분기 금 장신구 수요에서 사상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 반면 금괴와 금화 수요는 크게 줄어들면서 소비와 투자의 흐름이 정반대로 갈리는 모양새다. 정부는 국민의 금 보유 권리는 그대로 인정하면서도, 비축과 투기는 줄이고 시중 자금을 실물경제 쪽으로 돌리겠다는 방침을 한층 분명히 하고 있다.

30일(현지 시각) 베트남 매체를 종합하면, 세계금협회(WGC)가 발표한 올해 1분기 보고서에서 베트남의 금 장신구 수요액은 4억7200만 달러(약 7008억 원)로 집계돼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는 지난해 4분기보다 28% 늘어난 수치로, 여러 시장에서 소비가 한풀 꺾인 흐름과는 사뭇 다른 그림이다. 금괴 공급이 빠듯해지면서 일부 수요가 대체 수단인 순금 반지 쪽으로 옮겨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1분기 전 세계 금 장신구 수요는 1년 전보다 23% 급감해 300톤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런 감소세는 주요 시장 대부분에서 나타났는데, 특히 중국이 32%, 인도가 19%, 중동이 23% 줄어드는 등 낙폭이 두드러졌다.

ASEAN 지역 안에서는 투자용 금 수요가 줄어든 점이 특히 두드러졌다. 베트남의 1분기 금괴와 금화 수요는 1년 전보다 24% 감소한 9톤에 그쳤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들의 금괴·금화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42% 늘어 474톤에 달했던 흐름과는 결이 다른 셈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금 시장에 대한 제도적 관리·감독 강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29일 베트남 중앙은행과의 회의에서 레 민 훙 총리는 은행 부문에 "현실에 맞는 로드맵을 마련해 금 시장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장치를 구축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국민이 자산으로서 금을 보유할 권리는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우리는 금의 비축과 투기를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거시경제 기반이 안정되고 법적 틀이 투명해지면 국민과 기업의 자금이 생산·사업 활동이나 은행 예금 쪽으로 자연스레 흘러가 성장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총리는 거시경제 운용의 원칙도 함께 제시했다. 그는 "거시경제 안정은 집을 지을 때의 기초와 같다. 층을 더 올리거나 리모델링을 하거나 새로 짓기 전에, 반드시 그 기초부터 튼튼히 다져야 한다"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환율과 금리, 신용 정책 모두 안정 유지와 인플레이션 통제, 금융 시스템 안전 확보라는 큰 틀에 맞춰 굴려가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 말, 중앙은행에 국가 금 거래소 또는 금 거래 플랫폼 설립 제안과 관련한 문서 검토를 빠르게 마무리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금 시장 정비를 서두르는 배경에는 성장 재원 확보라는 더 큰 그림이 있다. 국회는 2030년까지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률과 GDP 기준 세계 30대 경제권 진입을 목표로 못 박아 둔 상태로 이를 달성하려면 필요한 총자본 규모가 이전 임기와 비교해 약 1.7~2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나 국가 예산이 될 수 있는 비중은 20~22%에 그치는 만큼, 민간에 잠겨 있는 자금을 얼마나 끌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총리는 금에 쏠린 자금을 실물경제로 돌리기 위한 신용정책 방향도 함께 제시했다. 신용 성장률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관리하되, 자금 흐름이 생산과 사업 부문으로 향하도록 유도해 달라고 지시했다. 또한 전략적·국가적으로 중요한 프로젝트에는 한도 초과 신용공여를 허용하는 규정을 다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잠재적 위험이 있는 분야의 신용은 한층 촘촘히 관리하면서, 사회주택과 산업단지 개발에는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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