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기대에 부합하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기준 금리의 대폭 인하를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CPI는) 훌륭한 수치”라면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1%포인트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연준이 기준금리를 1%포인트 내리면 미국은 만기가 도래하는 국채에 대해 훨씬 낮은 이자를 지불하게 된다”며 “그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 역시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점차 극복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낮은 물가, 높은 임금, 경제적 기회의 새로운 황금기로 미국을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미 노동부는 5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2.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2.3%)보다는 소폭 상승한 수준이지만 다우존스 전망치(2.4%)와 부합하며 무난한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 수치는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미국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당장은 현실화되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의식하지 않은 채 한 번에 기준금리를 1%포인트나 인하하는 매우 이례적인 ‘울트라 컷’을 요구한 것이다.
연준은 이달 17~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연준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세 차례의 FOMC 회의에서 '향후 관세 정책 및 물가 불확실성'을 거론하며 모두 금리를 동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불만을 표출하며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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