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환율에 중동 리스크까지…기지개 펴는 실적 찬물 끼얹나

  • 환율, 2개월 새 110원 떨어진 1360원대… 매출 하락 요인

  • 이스라엘-이란 충돌, 유가·원자재값 상승시켜 악영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순항이 예상되던 반도체 분야가 환율 하락과 중동 정세 불안이 겹쳐 2분기 실적 전망을 흐리고 있다.

미국의 전자제품 관세 유예로 가격과 수요 모두 상승했지만 뜻밖의 암초를 만나면서 실적 하향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2분기 반도체 분야는 수요 확대에 따른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과 판매량 증가로 수익이 확대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 하락과 중동 리스크를 반영할 것으로 분석된다.

IBK투자증권은 최근 삼성전자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76조4000억원, 6조16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우선 환율은 지난 4월 초 1470원에서 이날 1360원 대로 내려왔다. 불과 두 달 사이에 110원 가량 빠진 셈이다.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부품은 보통 국제 시장에서 달러화로 거래되므로 국내 업체 입장에서는 고환율이 실적에 유리하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주요국 통화가치 상승으로 약 5000억 원의 이익 증가 효과를 봤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재발된 중동 리스크도 골칫거리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무력 충돌이 발발한 뒤 주요국 주가가 하락하고 있으며 국제 유가는 급등하면서 원자재 가격도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가 상승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산업에 있어서 물류비 증가로 이어진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당장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생산 단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환율 하락과 중동 정세 불안은 실적 반등이 절실한 반도체 업계에 아쉬운 대목이다. 최근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고, 고객사의 관세 유예 기간 내 선주문이 늘면서 판매량도 확대되는 등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16일 "전기전자 업종 내 대형 기업의 올해 2분기 실적의 경우 영업이익 기준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IT 기기의 수요 약화보다 원·달러 환율 급락으로 마진율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불확실한 환경이 완화하지 않으면 2분기 실적 추청의 하향이 올해 연간 하반기 전망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추가적인 실적 하향도 2분기 확정 이후 예상되며, 전기전자 업종의 반등 여력이 약할 요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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