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학개론] 파마리서치 사례로 본 인적분할과 주가의 상관관계

  • 인적분할, 단순 재편 아닌 '중대 경영 판단'…주주총회 특별결의 필요

  • 파마리서치, '리쥬란' 앞세워 신설 법인 출범…에스테틱 사업 집중 전략

  • 증권가 '긍정적' 평가…"조정은 매수 기회" 분석도

사진파마리서치
[사진=파마리서치]
상장사들이 기업을 분할하는 방식은 물적 분할과 인적 분할 두 가지가 있습니다. 어떤 방식을 선택하느냐는 회사 경영진의 판단이지만, 주주 권리와 기업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이에 상법은 회사 분할의 경우 이사회 결의만으로는 부족하고,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일반 결의는 주주총회에 출석한 주주의 과반수이자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이 찬성하면 되지만, 특별결의는 요건이 훨씬 까다롭습니다.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이 있어야 의결이 가능합니다.

최근 코스닥 상장사 파마리서치가 인적분할과 관련한 이사회 결의 및 증권신고서 제출 소식을 공시를 통해 알렸습니다. 파마리서치는 연어주사 '리쥬란'으로 유명한 K-에스테틱 기업입니다. 의료기기 유통업으로 시작한 회사지만 연어 DNA 분절체인 PDRN을 최초로 국산화했고 스킨부스터인 리쥬란을 상용화하면서 시장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마리서치는 지난 13일 투자를 담당하는 존속법인 '파마리서치홀딩스'와 기존 에스테틱 사업을 담당할 신설법인 '파마리서치'로 인적 분할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회사를 쪼개는 방식은 인적 분할과 물적 분할 방식이 있습니다. 두 방식은 기존 주주가 분할된 회사의 주주로 참여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구분됩니다. 일반적으로 주주에게는 물적 분할보다 인적 분할 방식이 더 유리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인적 분할은 기존 주주에게 주식 소유 비율에 따라 분할된 회사의 주식도 나눠주는 방식입니다. 신설 법인의 주식은 별도 절차 없이 바로 상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동성 측면에서도 유리합니다.

반면, 물적 분할은 기존 회사가 분할 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는 구조로 기존 주주에게는 별도로 주식이 배정되지 않습니다. 이 경우 분할된 회사가 상장되려면 일반적인 비상장 기업과 마찬가지로 IPO 절차를 새로 밟아야 하죠.

파마리서치는 이번 인적분할에서 주주 지분율에 따라 신설법인의 주식을 배분하고, 분할 비율은 2024년 말 재무상태표 기준으로 산정했습니다. 총 자산은 7998억원 중 2195억원이 신설 법인인 파마리서치로 이전되고, 5802억원은 존속 법인인 파마리서치홀딩스에 남게 됩니다. 이에 따른 자산 기준 분할 비율은 각각 27.4%와 74.5%입니다. 예를 들어 기존에 파마리서치 주식 1000주를 보유하고 있었다면, 인적분할 이후 파마리서치홀딩스 743주와 신설 파마리서치 257주를 받게 됩니다.
 
파마리서치 관계자는 "각 사업부문을 분리함으로써 양사가 독립적으로 핵심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되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경영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며 “전문화된 사업영역별로 역량을 집중해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사업부문의 전문화와 핵심 사업에 대한 집중 투자 및 구조조정이 용이해지고 독립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과 객관적인 성과평가도 가능해진다"며 "이를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책임 경영체제를 확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증권가도 이번 인적분할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날 총 7곳의 증권사에서 리포트를 발표했는데요, 키움증권(61만원 → 55만원)을 제외한 대부분은 목표주가를 유지하거나 상향 조정했습니다. 특히, 유진투자증권과 LS증권은 신설 법인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목표가를 각각 상향했습니다.

조태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적 분할 이슈가 단기적으로 매도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지만, 신설 법인의 장기 수익성과 밸류에이션 회복 가능성을 감안하면 조정 이후 전략적 매수 접근이 유효하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32만8000원에서 54만원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조은애 LS증권 연구원도 "주력 제품 '리쥬란'의 글로벌 성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어 현재 주가 수준은 충분히 매력적"이라며 "분할에 따른 불확실성보다는 업황, 실적, 밸류에이션에 주목한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하고 목표가를 46만원에서 50만원으로 높였습니다.

인적분할은 이처럼 단순한 조직 개편을 넘어 기업 지배구조와 주주 권익, 향후 성장 전략까지 밀접하게 연결된 중요한 경영 판단입니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형태의 분할은 지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 구조와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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