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0조원에 육박하며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에 따른 기저효과에 이자이익 등이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연말까지 실적 랠리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따른 이자이익 하락과 정부의 상생금융 요구 등 대내외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2025년 상반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총 9조970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9조3526억원) 대비 6.6% 늘어난 것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금융지주별로는 KB금융이 3조2818억원의 순익을 기록해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였던 2023년(3조76억원)을 넘어서는 수치다.
신한금융(2조9918억원)과 하나금융(2조2295억원)도 각각 역대 최대 반기 실적이 유력하다. 반면 우리금융은 1분기 명예퇴직 실시 등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며 지난해보다 14% 줄어든 1조467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사상 최대 순익이라고는 하지만 2분기만 놓고 보면 실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4대 금융지주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4조9612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5조1239억원) 대비 3.2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을 제외한 KB·신한·우리금융의 순이익 전망치는 전년 대비 3~8%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하락 추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데다가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자이익이 꺾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장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가계대출 축소가 본격화되면 이자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순이자마진(NIM)이 축소돼 수익성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7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국내 금리 인하 가능성도 짙어진 상황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소상공인 지원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금융권에서 취약계층의 빚 탕감을 위한 배드뱅크 재원 절반을 부담해야 하는데 상생금융 압박이 추가로 이뤄지면 금융지주 순이익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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