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가 1일 단행한 검찰 고위간부 인사는 검찰총장 사의에 따른 지휘 공백을 정비하고, 향후 검찰 개혁에 대비해 수사 체계와 조직 구성을 새 정부 기조에 맞게 재편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번 인사로 대검 차장검사, 서울중앙지검장, 서울남부지검장 등 핵심 보직이 모두 교체됐고, 윤석열 정부 시절 요직을 맡았던 고위 간부들이 대부분 물러났다.
법무부는 이날 대검검사급 검사 3명에 대한 신규 보임과 4명의 전보, 고검검사급 검사 2명의 전보 인사를 4일자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검찰총장 유고 시 직무를 대행하는 대검 차장검사에는 노만석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29기)이 임명됐다. 검찰총장 사의 이후 공석이 된 자리에서 사실상 대검의 실무를 총괄하게 되며, 검찰조직의 ‘2인자’로 기능하게 된다.
서울중앙지검장에는 정진우 서울북부지검장(29기)이 임명됐다. 서울중앙지검은 정치·경제·권력형 수사의 중심지로, 조직 안정과 수사 역량을 함께 고려한 인사로 풀이된다. 정 지검장은 과거 공정거래 수사와 기업 범죄 대응 등에서 실무 경험을 축적한 바 있다.
금융범죄와 국회를 관할하는 서울남부지검장에는 김태훈 서울고검 검사(28기)가 각각 보임됐다. 김 지검장은 문재인 정부 당시 법무부 검찰과장을 지낸 바 있으며, 향후 수사방침에 기조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서울동부지검장에 임은정 전 대전지검 부장검사(30기)가 승진 보임했다. 임 검사는 내부 감찰과 검찰개혁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문제 제기를 해온 대표적 개혁 성향 검사로, 검사장 직위 보임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무부 핵심 보직도 개편됐다. 기획조정실장에는 최지석 서울고검 감찰부장(31기), 검찰국장에는 성상헌 대전지검장(30기)이 보임됐다. 기획조정실장은 법무부 장·차관을 보좌해 전체 정책 조율을 담당하고, 검찰국장은 인사·조직·예산을 총괄하는 실질적 검찰 운영 컨트롤타워다.
이날 인사는 심우정 검찰총장이 사의를 표명한 직후 발표됐다. 이와 함께 이진동 대검 차장검사,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 양석조 서울동부지검장, 변필건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등 윤석열 전 대통령 시절 요직을 지낸 간부들이 최근 잇따라 사의를 밝히면서 조직 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이번 인사는 사실상 검찰 고위직 세대교체와 윤석열 라인의 분리를 마무리 짓는 의미를 지닌다. 또 실무형 인사들이 전면 배치되며, 검찰 조직의 세대교체와 구조 개편을 병행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 직후 단행된 점에서, 사법개혁 실행체계 구축을 위한 인사권 행사로 해석할 수 있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 배경에 대해 “새 정부 출범에 따라 분위기를 일신하고 국정기조에 부합하는 법무행정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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