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텍사스주에서 기록적인 폭우로 강이 범람해 100명 이상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실종된 가운데, 여름캠프에 참가했던 어린이 27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4일 집중호우가 텍사스 중부 커 카운티를 강타하면서 여름 캠프 ‘캠프 미스틱’에 참가했던 8세 전후의 여자 어린이 27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캠프를 운영해 온 기독교계 단체는 성명을 통해 인명 피해를 확인하면서 "이런 상상할 수 없는 비극을 견뎌야 하는 가족들과 함께 우리 가슴도 찢어진다"고 밝혔다. 일부 유가족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이들을 추모했다.
또한 실종자 수는 캠프 참가 어린이 10명을 포함해 최소 30명이라고 AP통신이 전했다. 당국은 1000명의 자원봉사자를 포함해 대규모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계속되는 호우와 악천후로 수색은 난항을 겪고 있다.
일부 생존자들은 나무에 매달린 채로 구조됐으며, 사망자들의 시신은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캠프 참가자들 중 생존자들은 텐트, 트레일러, 오두막에서 피할 틈도 없이 휩쓸렸다고 진술했다.
홍수는 지난 4일 텍사스주 중부 내륙 산지인 커 카운티에서 샌안토니오 쪽으로 흐르는 과달루페 강 일대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인해 발생했다. 앞서 영국 가디언지는 이번 강수량과 피해 규모 등이 “1000년에 한 번 있을법한” 재난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홍수 위험이 높은 강 상류 인근 캠핑장과 주거지에 사전 대피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국의 대응실패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홍수 경보를 발령했으나, 다수 주민들과 캠프 측이 해당 경고를 제때 전달받지 못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달턴 라이스 케르빌 시 관리자는 캠프와 오두막 대부분이 휴대전화 신호가 약한 지역에 위치해 있어 조기 경보 전달에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NWS 지방 사무소의 인력 감축이 사태를 악화시킨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트럼프 행정부 하 정부효율부(DOGE)의 예산 삭감 및 구조조정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척 슈머 연방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미 상무부에 NWS의 감원과 인력 부족이 이번 텍사스 인명피해를 키웠는지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NWS는 적시에 홍수 경보를 발령했다”며 “(민주당의 이같은 주장이) 부도덕하고 비열하다”고 비난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커 카운티를 재난지역으로 선포했으며 오는 11일께 현장에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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