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총사령부'로 거듭난 베트남 과학기술부…과학·기술·디지털 통합

세계혁신지수 44위·디지털 거래 6억 건… 4대 축 개편 성과 가시화

베트남 내 7만5000개가 넘는 디지털기술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 과학기술부가 조직 통합 6개월 만에 첫 성과를 점검하며 과학·기술·혁신·디지털 전환을 아우르는 국가 혁신 컨트롤타워 역할을 공식화했다.

14일 베트남 현지 매체 베트남플러스(VietnamPlus)에 따르면 베트남 과학기술부가 2025년 상반기 과학·기술·혁신·디지털 전환 실적을 점검하는 중간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3월 1일부터 과학기술부가 새로운 통합 조직 모델로 공식 출범한 이후 처음 열린 중간 점검으로, 베트남 정부 조직 재편의 상징적 분기점이 됐다.

새 모델에 따르면 과학기술부는 ▲과학 ▲기술 ▲혁신 ▲디지털 전환 등 4대 축을 아우르는 국가 혁신의 ‘총사령부’ 역할을 맡는다. 단순한 부처 통폐합을 넘어 지휘체계와 기능, 조직문화 전반을 혁신적으로 재구성한 것이 핵심이다. 현재 부처는 정부에 55호 법령을 제출해 기능과 임무를 명확히 규정하고, 소속 기관 수를 기존 42개에서 25개로 축소했다. 아울러 소관 업무가 아닌 일부 영역은 관계 부처로 이관해 효율성을 높였다.

회의에 참석한 팜득롱(Pham Duc Long) 과학기술부 차관은 “2025년은 2021~2025년 국가 경제사회발전계획을 완수하는 데 중요한 해”라며 “조직 재편 과정의 여러 도전을 극복하고 법제 개선과 생태계 연결이라는 핵심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제도는 흩어진 퍼즐을 하나의 혁신 생태계로 잇는 ‘총공정 설계자’ 역할”이라고 표현했다.

이날 보고에 따르면, 베트남은 2024년 세계혁신지수(GII)에서 133개국 중 44위를 기록해 두 계단 상승하며 중위소득국 가운데 선두를 유지했다. GII 지수는 세계지식재산기구(WIPO)가 발표하는 국가별 혁신 역량 평가 지수로 △국가의 제도적 환경 △인적 자본과 연구 △인프라 △시장 및 사업 성숙도 등 다양한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현재 베트남에는 940개 과학기술기업과 4000개 스타트업, 7만5000여 개의 디지털기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창업을 지원하는 208개의 투자펀드, 84개의 인큐베이터, 40개의 액셀러레이터 등으로 구성된 민간 혁신 인프라도 점점 확충되고 있다.

법제 측면에서도 상반기 동안 국회에서 5개 법안이 통과됐고, 지식재산권법·첨단기술법·기술이전법·디지털전환법 개정안 등 추가 4개 법안이 조만간 상정될 예정이다. 이는 과학기술 발전과 디지털 경제 기반 강화를 위한 법적 토대를 한층 견고히 다지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다.

디지털 전환 분야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베트남 국가 데이터통합 플랫폼을 통한 거래는 6억3000만 건으로 연간 목표의 73%를 이미 달성했다. 완전한 온라인 행정서비스 비율은 40%에 육박해 공공서비스의 접근성과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통신·우편산업도 12.8% 성장했고, 인터넷 속도는 지역 내 선두권을 유지했으며 IPv6 보급률은 65%로 세계 10위권에 진입했다.

특히 베트남 디지털 경제는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약 19%를 차지하며, 그중 핵심 디지털 경제는 8.63%를 점유했다. 이는 과학·기술·혁신이 국가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기반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방증한다.

베트남 과학기술부는 올해 하반기에도 법제 정비, 기업 혁신지원, 디지털 서비스 개선 등 핵심 전략을 추진해 ‘지식 기반·혁신 중심 경제 모델’로의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베트남 정부는 “통합 조직 모델이 완성되면 부처 간 중복 업무를 해소하고 민간과 공공의 협력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