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서스 경장편 대상에 신보라 작가 '울트라맨을 위하여'

신보라 작가 사진넥서스
신보라 작가 [사진=넥서스]


“균형보다는 불균형에 대해서, 그리고 완성보다는 흔들림에 대해서 오래도록 이야기하게 될 것 같아요.”
 
제5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에서 <울트라맨을 위하여>로 대상을 받은 신보라 작가(31)는 15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처럼 말했다. 

신보라 작가는 “'기울어져 있는 소설’을 계속 쓰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제가 그간 써왔고, 쓰고 있고, 앞으로 쓸 모든 것이 조금씩 기울어져 있는 것 같아요. 아무것도 평행을 이루지 못한 채로 인물들이 반대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는 소설을 쓰고 있죠. 아마 앞으로도 그 기울기를 따라서 계속 쓸 것 같아요.”
 
대상 수상작인 <울트라맨을 위하여>는 신보라의 첫 장편 소설이다.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알코올중독으로 어머니마저 잃어가는 소녀 우주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펼쳐친다. 화물트럭 운전사였던 아버지가 외제차와 충돌하는 사고로 억울하게 사망했지만 세상은 음주운전 가해자가 아닌 아버지를 더 비난한다. 세상의 부조리와 냉담함 속에서 어머니는 우주에게 ‘아무 이유 없이 이 세상을 용서해야 살 수 있다’고 말하고 우주는 단단한 갑옷을 가진 ‘울트라맨’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수상작 울트라맨을 위하여
수상작 <울트라맨을 위하여>

작가는 서태지 노래 ‘울트라맨이야’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10년 전에 울트라맨이야란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는 혼자서 막 웃었던 기억이 있어요. 서태지님의 음악은 이상하고 도발적이고 기묘하고 매혹적이죠. 그런데 몇 년 전 이 음악을 다시 들을 때는 이상하게 슬프더군요. ‘세상이 나한테 미쳤냐 그러는데, 그래 나 미쳤다’고 대답하는 이 음악이 슬펐어요. 이때 아마 소설 속 주인공인 우주가 만들어졌던 것 같아요.”
 
신보라 작가는 주인공 우주에게 “세상이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었다고 한다. 
 
심사위원인 유성호 한양대 교수는 “이 작품은 보호받지 못한 두 소녀의 우정과 그들을 멀리하는 세상에 관한 이야기”라며 “담담한 문체와 그리 자극적이지 않은 전개 속에서도 섬뜩한 장면들과 가슴 아픈 순간, 그리고 피식, 웃음이 나오는 순간이 모두 존재하는 소설”이라고 평했다. 
 
한편 신보라 작가는 대구에서 출생해 대구에서 자랐다. 계명대 문예창작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202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부문 <휠얼라이먼트>로 등단해 <현대문학>, <문장웹진>, 앤솔러지 <하지의 무능한 탐정들> 등에 단편소설을 발표했다.
 
신보라 작가가 15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제5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시상식에서
신보라 작가가 15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제5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시상식에서 상을 받고 있다. [사진=넥서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