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맹국을 향한 미국의 방위비 증액 압박에 유럽과 중동, 아랍에미리트(UAE), 동남아시아 등이 잇따라 군비 확충에 나서면서 K-방산이 올 2분기 역대급 실적을 쏘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주요 방산기업 5곳의 분기 매출액이 사상 최초로 1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대형 방산업체 5곳(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화시스템, 한국항공우주, LIG넥스원)의 2분기 매출액은 10조5666억원, 영업이익은 1조17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4.2%, 74.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기 기준 5개 기업 통합 매출액이 10조원,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뛰면서 방산업계 호실적을 이끌었다. 이 회사의 잠정 매출액은 6조4896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132.95% 늘었고, 영업이익은 100.3% 증가한 718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폴란드향 K9자주포, 천무 다연장 로켓 수출 확대 등으로 방산 매출이 증가했고, 자회사로 편입된 한화오션이 조선·해양 부문에서 수익을 뒷받침한 영향이다.
현대로템도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6.8% 증가한 1조3875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1.1% 증가한 233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LIG넥스원의 잠정 매출액도 지난해 2분기보다 46.4% 늘어난 8855억원, 영업이익은 69.5% 늘어난 833억원으로 관측된다. 중동 지역 안보 위협이 확대되면서 한국형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 천궁-II 등 LIG넥스원 기술을 활용한 방공 시스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한화시스템과 한국항공우주(카이)는 수익성이 악화했다. 한화시스템의 2분기 잠정 매출액은 9126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32.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3% 하락한 740억원으로 예상됐다. 카이는 2분기 매출액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8914억원, 영업이익은 7.7% 줄어든 68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의 국방비는 올해 7.1% 늘어날 전망이다. 냉전 시대(1945~1991년), 미국 9·11 테러(2001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2022년) 당시 연평균 증가율(3.4~6.6%)을 상회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독일 등 전통적인 무기 수출국은 핵심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에 부정적인 반면 한국은 적기 납품, 가성비 등 품질적 우수성 외에도 유지 보수, 정비 능력, 라이선싱 생산 등에 적극적이기 때문에 중동, 동남아, 동유럽 등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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