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들이 말하는 이재명] 문병호 "동기 윤석열 아닌 동기 이재명 지지, 잘한 선택"

문병호 변호사가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박용준 기자
문병호 변호사가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박용준 기자]

문병호 변호사(전 국회의원)에게는 두 동기가 있다. 한 동기는 같은 서울대 법대 동기인 윤석열 전 대통령이고, 다른 동기는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재명 대통령이다. 

문 변호사가 지방 출신의 비주류 학생이였다면, 윤 전 대통령은 서울 출신에다가 사법고시 준비도 일찍 시작해 같이 어울리는 그룹은 아니였다. 문 변호사는 “아버지 생신인가로 초대받아 집에 한 번 놀러간 적이 있는데 술도 잘 먹고 잘 노는 친구 정도로 기억하는 게 전부”라며 “대통령 나간대서 처음엔 새로운 정치를 기대했지만 점점 우향우하는 모습에 실망했고, 따로 선대위에서 합류 요청도 왔지만 “정치적 지향점이 맞지 않다”며 거절했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의 섭외도 한사코 거절했던 문 변호사는 4년 후 직접 다른 사법연수원 동기 설득에도 나서며 이재명 당시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을 했다. 비록 속한 정당도 달랐지만 “이번엔 이재명 대통령이 되는 게 맞고, 누구보다 잘할거란 믿음이 있었다”는 판단이 그를 움직였다. 문 변호사는 “난 개인적 친분이 아니라 정치적 방향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으로,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만남은 민주화 바람이 거세던 19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재명 대통령, 정성호 장관, 최원식 전 의원,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 문무일 전 검찰총장 등이 활동한 것으로 유명한 노동법학회의 설립자이자 초대 회장이 문 변호사다. 문 변호사는 연수생들도 사회문제에 대해 공부하고 고민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멤버들을 모았고, 지적소유권학회 등 다른 위장용 학회도 만들어 연수원에 설립 보고까지 마쳤다.

문 변호사는 “당시 다른 친구들은 학생운동하다가 온 친구들도 많았는데 이재명 대통령은 말라깽이에 얼굴에 자국도 많고 무슨 공장 다니다 온 애 같았다”며 “근데 막상 얘기를 해보면 자기 생각이 또렷하고 추진력이 좋았다. 형들한테도 애살맞게 잘했고 정이 많았다”고 기억했다. 검사가 되려던 이재명 대통령을 말려 인권변호사의 길로 이끈 것도, 정기승 대법원장 임명에 반대하며 함께 반대 성명을 주도했던 것도 모두 문 변호사와 노동법학회 멤버들이다.

문 변호사와 이재명 대통령은 사법연수원 이후 각각 인천과 성남에서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며 다른 길을 가게 됐다.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가끔 만나 식사를 하고 낚시를 하거나 바둑을 두는 등 인간적인 유대관계를 이어갔다. 이 인연은 두 동기가 서로 정치에 뛰어들기 전까지 계속됐다. 문 변호사는 “아스팔트 위의 변호사를 하다보니 시위도 많이 하고 고발도 많이 당했다”며 “정치적으로 거칠다는 인식도 있지만 자기 손으로 직접 부딪히고 몸으로 실천하는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문 변호사는 이재명 대통령 취임 한 달에 대해 “인선이나 국정 메시지를 보면 기대 이상”이라며 “내란 척결과 민생 안정이라는 두 축을 놓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사-기소 분리와 대법관 증원과 같은 사법개혁에 대해서는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국정원의 수사권까지 포함해 독립된 수사주체를 만들어야 하고, 법관 증원도 1·2심까지 강화해 재판 지연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 변호사는 “이재명 대통령은 문제를 보면 원인을 빠르고 정확하게 짚어내 해결책을 제시하는 능력이 탁월해 대통령으로서도 매우 유능하게 국정을 운영할 사람”이라며 “나아가 한계를 드러낸 양당체제와 87체제를 바꾸는 개헌으로 체제 전환의 선구자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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