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중구 소공동에 있는 본점 에비뉴엘 4층 수영복 매장에서 여름 제품을 구경하는 고객의 모습 [사진=롯데백화점]
국내 유통 ‘빅3’로 꼽히는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이 고물가와 소비 위축 우려 속에도 매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기업별 수익성은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롯데쇼핑 매출은 3조457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한 수준이다. 신세계는 1조6703억원으로 4.1%, 현대백화점은 1조825억원으로 5.7%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매출 기준으로는 현대백화점이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은 신세계가 901억원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전년 동기(1175억원) 대비 23.3% 감소한 수치다. 백화점은 시계와 보석류 중심으로 매출이 소폭 증가했으나 패션 부문 부진과 본점 리모델링 등 대규모 투자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은 650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561억원)보다 15.8%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807억원으로 전년 동기(428억원) 대비 88.5%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신청 첫날인 21일 경기 수원 팔달구 행궁동행정복지센터에서 시민들이 소비쿠폰을 신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실적 흐름과 별개로 업계는 하반기 내수 경기 회복에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새 정부 출범과 증시 반등, 소비쿠폰 정책, 여름휴가 특수 등이 소비 심리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발표한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102를 기록했다. 이는 기준치(100)를 웃도는 수치로, 업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업체가 더 많다는 의미다.
이 지수는 2021년 3분기(106) 이후 처음 기준치를 넘어선 것으로, 전 분기(75)와 비교하면 27포인트(P) 상승한 결과다. RBSI 조사는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 500개 업체를 대상으로 진행했는데, 이 중 절반 이상(52.4%)은 "새 정부 출범이 자사가 속한 업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응답했다. 즉 소비심리 개선과 정책적 지원 효과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변수도 있다. 이날부터 지급되는 소비쿠폰은 백화점에서 사용이 제한된다. 또 일몰을 앞둔 신용카드 소득공제도 연장 없이 폐지될 경우 고가 소비가 많은 백화점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요 유통업체들의 매출은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회복될 전망"이라며 "3분기부터는 소비 기저가 낮아지고, 민생회복지원금 등과 같은 직접적인 소비 진작이 실시되기 때문에 매출 회복 기대감이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편의점을 제외한 주요 유통업체들은 이번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직접적인 사용처는 아니지만, 백화점과 할인점도 지난 2020년 두 차례의 재난 지원금 지급 사례처럼 전반적인 소비 회복에 따른 수혜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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