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의회... 고질적 정쟁에 시민들 '경악'

  • 리더십 실종된 여수시의회, 자정은 가능한가

여수시의회 전경 사진박기현 기자
여수시의회 전경. [사진=박기현 기자]

시민이 선출한 대표들이 공적 자리에서 주먹다짐을 벌이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며, 의회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는 사실상 바닥까지 추락했다.

23일 저녁, 여수시청 직원들과의 공식 만찬 자리에서 강재헌 환경복지위원장과 박영평 의원 간에 격한 언쟁 끝에 머리채를 잡고 주먹을 주고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시민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시민은 “민의를 대변하라고 뽑아놨더니, 자신들의 이권을 위해 주먹질하는 모습에 할 말을 잃었다”며 “여수시의회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라고 분개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우발이 아닌, 여수시의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구조적 병폐의 폭발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끼리끼리 정치'와 정파적 줄서기로 점철된 의회 운영은 지역 현안을 도외시하고 있었으며, 제 식구 감싸기로 일관한 윤리위원회의 무능은 자정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책 개발을 명분으로 한 연구단체나 토론회 역시 파벌의 확장과 정치적 공세의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지역의 한 정치평론가는 “시민을 위한 공론장은 실종되고, 사적 이해관계로 뭉친 그들만의 리그가 공적 예산을 ‘쌈짓돈’처럼 쓰고 있다”고 꼬집었다.

의회 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리더십 부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갈등을 조율하고 책임 있는 태도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시점에, 당 지도부는 사실상 방관에 가까운 태도를 보이며 시민사회의 실망을 키우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벌어진 이번 사태는 공천 과정은 물론 지역 정치 지형 전반에 큰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시민사회는 자성과 쇄신을 요구하며 "의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존재 이유가 없다"는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폭력이라는 구태로 얼룩진 여수시의회가 뼈를 깎는 자정과 쇄신을 통해 민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지역 사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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