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2분기 조 단위 관세 지출은 예고편...하반기 본편 예고

  • 현대차·기아, 美 관세비용만 1조6000억원 이상...3분기엔 2조원 웃돌 듯

  • LG전자도 관세 비용에 2분기 영업이익 급감

  • 韓 수출품목 日과 비슷해 무역 경쟁서 불리..."미국과 무역 협정 서둘러야"

경기도 평택항에 세워져 있는 수출용 자동차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평택항에 세워져 있는 수출용 자동차. [사진=연합뉴스]

미국 관세폭탄 여파로 현대차와 기아, LG전자 등 대미 수출기업의 2분기 실적이 직격탄을 맞았다. 아직 무역협상을 끝내지 못한 정부가 다음 달 1일로 예고된 25% 상호관세를 그대로 맞게 되면 기업에 미치는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의 관세정책이 수출 기업에 더 큰 상처를 내기 전에 정부가 무역협상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2분기 매출액 합산은 150조616억원, 영업이익은 13조86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기간보다 매출액은 7.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2.7% 줄어든 수치다. 같은기간 통합 영업이익률도 11.35%(2024년)에서 올해 8.45%로 2.9%포인트나 하락했다. 
 
실적 악화 원인은 지난 4월 3일부터 부과되기 시작한 미국의 수입차 25% 품목관세 영향이다. 양사가 2분기 관세로 치른 비용만 1조6200억원에 육박한다. 현대차는 지난 24일 콘퍼런스 콜을 통해 "2분기 관세로 인한 비용이 8282억원가량 된다"고 밝혔고, 기아도 25일 "5월부터 관세 영향권에 들어가 2분기 7860억원의 비용이 발생했다"고 했다. 양사의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전체 감소분의 99% 이상이 관세비용인 셈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5, 6월 두 달만 관세 영향을 받았지만 하반기에는 관세 영향을 풀(100%)로 받게 돼 타격이 더 크다"며 "특히 상반기에 있었던 관세로 인한 고객 선수요 호재는 꺾이고 가격 인상, 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 악재만 남아 영업환경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자 업계도 비슷한 분위기다. LG전자는 올 2분기 매출 20조7352억원, 영업이익 639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4%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46.6% 급감했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MS사업본부) 사업은 TV 판매 감소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 영향으로 적자 전환됐다.
 
이달 31일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 역시 관세 영향을 피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 2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5.94% 줄어든 4조6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가전과 TV를 포함한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이 부진한 실적을 냈을 것으로 보이며, 가전제품은 철강 비중이 커 50% 품목 관세가 부과되면서 직격탄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더 큰 문제는 8월 1일로 예정된 관세 발효다. 일본은 미국과 무역협정타결로 관세가 15%로 줄었지만 한국은 협상기간이 길어지면서 아직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관세 발효 전까지 협상을 끝내지 못하면 일본과 수출 포트폴리오가 비슷한 상황에서 한국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잃어 국내 전체 제조업 타격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가 국내 기업에 회복 불가능한 상처를 내기 전에 정부가 서둘러 무역협상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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