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률적 전세 대출 규제에 서민 '불똥'..."미리내집 비아파트도 저울질"

오세훈 서울시장이 31일 서울 광진구 롯데캐슬 이스트폴에서 열린 미리내집 현장방문 및 신혼부부 간담회에 참석해 공가주택을 둘러보고 있다 2025331 공동취재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3월 서울 광진구 롯데캐슬 이스트폴에서 열린 '미리내집 현장방문 및 신혼부부 간담회'에 참석해 공가주택을 둘러보고 있다. 2025.3.31 [사진=서울시]


다음달 아파트형 미리내집 신규입주자 모집을 앞둔 가운데, 비아파트형(빌라·오피스텔 등) 미리내집과 신청을 저울질하는 신혼부부가 늘고 있다. 6·27 대출 규제로 신혼부부 대상 버팀목 전세 대출 한도가 줄어들면서 보증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오피스텔, 빌라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서울시에 따르면 8월 11일부터 이틀간 5차 미리내집(아파트) 신규 입주자를 모집한다. 총 485가구 규모로, 전세금은 최소 3억 3000만원(동작구 힐스테이트 장승배기역, 44㎡)에서 최대 7억 7000만원(강남구 청담르엘, 49㎡)까지다.

미리내집은 시세 대비 30~50% 수준의 전세금으로 공급하고, 입주 후 출산할 경우 최장 20년까지 거주하거나 분양권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자금력이 부족한 신혼부부는 신청을 망설이는 분위기다. 신혼부부 대상 버팀목 대출이 가능한 단지가 동작구 힐스테이트 장승배기역(44㎡·51가구)뿐이어서다.. 버팀목 대출은 전세 보증금의 최대 80%까지 2%대 낮은 금리로 지원하지만, 전세 보증금이 4억 이하까지만 신청 가능하다. 버팀목 한도도 6·27 규제로 수도권 기준 3억원(수도권)에서 2억 5000만원으로 줄었다. 신혼부부들이 다음 달에 최초 모집하는 비아파트형 미리내집에 시선을 돌리고 있는 이유다.

A씨는 "정책 대출이 가능한 건 한 단지 뿐이어서 나머지는 다 시중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5억~6억원 보증금에 130만원짜리 월세 사는 격"이라며 "80%까지 대출이 나온다고 해도 매월 이자만 130만원이다. 대출이 될지도 모르겠고, 된다 한들 이자도 걱정이라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비아파트형 미리내집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B씨는 "아파트 전세가 최소 4억 이상인데, 시세 대비 싼 것은 맞지만 현금이 부족해 당첨되도 대출이자가 걱정"이라며 "구축이라도 좋으니 경제적으로 현실적인 물량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년 버팀목 대출로 전세를 살고 있는 사회초년생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류모씨(28)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서 버팀목 대출 2억을 받아 보증금을 치른 전세 계약이 오는 9월 만료된다. 새 전세집을 구했지만, 전세가격 상승으로 보증금이 높아진 데다 버팀목 한도가 1억 5000만원으로 줄어들면서 증액 신청 대신 일반 전세 대출을 받기로 했다. 

서울시는 전세대출 임차보증금 기준을 4억에서 6억원으로 상향할 것을 국토교통부에 요청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시는 대출규제 영향 등을 면밀히 분석해 국토부와 함께 정책대출 기준 합리화를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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