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협정을 맺지 않은 국가들에 예고한 대로 상호관세율을 부과했다. 아직 합의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대마에 대해서는 기존 32% 관세를 20%로 낮췄다. 캐나다에 대한 관세율은 무역 협상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존 25%에서 35%로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한국 등 주요 교역국과 진행한 무역협상 결과를 반영해 기존에 발표한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조정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율은 기존 25%에서 15%로 낮아졌다. 일본(15%)을 비롯해 유럽연합(EU), 베트남(20%), 인도네시아(19%), 필리핀(19%)도 미국과 합의한 관세율로 조정됐다.
반면 무역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예고한 대로 각각 25%, 30%의 관세가 부과됐다. 브라질의 이번 상호관세율은 10%로 발표됐으나,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인 이유로 별도 행정명령을 통해 4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 탓에 총 관세율은 50%로 올라갔다. 중국과 멕시코는 별도 행정명령을 통해 관세를 부과받고 있어 이번 상호관세 행정명령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캐나다에 대한 관세율은 기존 25%에서 35%로 인상했다. 백악관은 "캐나다는 지속되는 펜타닐과 기타 불법 마약의 유입을 차단하는 데 협조하지 않았으며 이런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에 보복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다만 백악관은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규정에 적용되는 상품들은 이번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설명했다.
아직 무역 합의가 완료되지 않은 대만에 대한 관세율은 기존 32%에서 20%로 낮아졌다. 대만은 협상 마무리 단계에서 '임시 세율'이 매겨진 것이라며 최종 합의에 도달하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라이 총통은 1일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조금 전 미국은 워싱턴DC에 있는 대만 협상팀에 대만의 '일시적 관세'가 20%라고 통보했다"며 "주요 원인은 협상 순서 안배에 따라 대만과 미국이 아직 최종 회의를 마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따라서 미국은 먼저 대만에 20%의 '일시적 세율'을 발표한 것으로, 이후 합의에 도달하면 세율이 더 인하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만은 한국, 일본과 같은 15% 수준의 관세율을 목표로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31일 대만 행정원은 대변인을 통해 "미국과 기술적 협의를 완료했으며 관세, 비관세 무역장벽, 무역 편리화, 공급망 회복력, 경제 안보 등 의제에 대해 일정한 합의에 도달했다. 미국 정부의 의사결정 과정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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