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특검, 노상원 소환… '북풍 유도' 외환 의혹 집중 조사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사진=연합뉴스]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외환 혐의를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4일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노 전 사령관은 민간인 신분으로 계엄 모의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부터 서울중앙지검 내 조사실에서 노 전 사령관을 불러, 윤석열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의 공모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의 핵심은 계엄 선포 명분 조성을 위해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거나 무력 충돌을 의도했다는 이른바 ‘북풍 공작’ 의혹이다.

앞서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노 전 사령관의 수첩에는 “NLL(북방한계선) 인근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 “오물풍선”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를 두고 북한의 위협을 자극해 전시 상황을 조성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특검은 해당 메모의 작성 경위와 실제 실행 논의 여부, 그리고 윤 전 대통령이나 김 전 장관 등과의 관련성을 캐물을 방침이다.

특검은 또 노 전 사령관이 계엄 모의 시기 여러 차례 접촉한 무속인 ‘비단아씨’ 이모씨에 대해서도 최근 출장 조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무속인이 군사 전략 결정 과정에 관여했다는 정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사건의 성격이 더욱 중대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검은 노 전 사령관이 연루된 또 다른 사건인 ‘주몽골 북한대사관 접촉 공작’ 의혹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작년 11월, 정보사 소속 요원 2명이 몽골 현지에서 북한 외교관과 접촉을 시도하다 몽골 정보기관에 의해 적발된 사건으로, 당시 노 전 사령관이 민간인 신분으로 관여한 정황이 제기됐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정보사 지휘부였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도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문 전 사령관은 노 전 사령관과 함께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할 이른바 ‘제2수사단’을 조직하려 했고, 정보사 요원의 인적사항을 외부로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이번 조사에서 노 전 사령관의 구체적 역할과 연루자 간의 공모 여부, 대북 접촉 시도 배경, 계엄 명분 조성을 위한 작전 기획 여부 등을 다각도로 규명할 방침이다.